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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미세먼지 대응력 ‘빵점’미세먼지 비에 다 씻긴 뒤 강화대책 발표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엔 안일한 대처로 일관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유제철 생활환경정책실장이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 대응 방안을 내놓았지만 국민은 체감하기 힘들다. 철만 되면 내놓는 대책이 알맹이 없는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8일 발표한 미세먼지가 대책도 ‘뒷북 대처’에다 ‘저조한 외교적 성과를 자인하는 꼴’이었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정부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56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발전사는 전력거래소가 전력수급, 계통 안정성,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을 고려해  충남‧인천‧경기 3개 지역에서 화력발전 상한제약을 시행한다. 화력발전 상한제약은 당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고 익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 다음날 적용된다.

상한제약 발령에 따라 화력발전 11기(충남 5기, 경기 4기, 인천 2기)는 9일 오전 6시~21시까지 발전 출력이 정격용량의 80%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총 110만kW의 출력이 감소되고, 초미세먼지(PM2.5)는 약 2.3톤(석탄발전 1일 전체 배출량의 3%)이 감축될 전망이다.

공공부문에 국한한 차량2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사실상 클린디젤차를 퇴출하는 조치를 강행했다. 정부는 클린디젤 정책을 공식 폐지하기 위해 저공해경유차 인정기준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 등 과거 저공해자동차로 인정받아 부여된 인센티브도 없애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뒷북 대처’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 곳곳을 강타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기승을 부렸다. 수도권 지역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날은 마지막날인 7일부터였다.

8일에는 비가 내리며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면서 정부의 비상저감조치는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셈이 됐다.

더욱이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 그동안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 중 국내요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날아든 양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원인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분석은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가 기승을 부린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측정된 일일 평균치와 발생 전인 이달 1일 측정된 미세먼지를 비교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에 따르면 국내 요인 비중이 높은 질산염은 약 3배, 국외 유입 비중이 높은 황산염은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일 오후부터는 중국에서 스모그가 건너오면서 수도권과 서쪽 지방대기는 더욱 악화됐지만 동풍이 날아든 강원 지방은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화한 이유는 국외유입과 국내생성이 교차한 후 대기가 정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최근 3년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사태 이후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에 대한 강구책을 임시방편으로 쏟아내는 모양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중국 등 국외 유입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리는 “앞으로 국무조정실이 범정부 합동 기획단을 조속히 구성해 더 체계적이고 대담한 정책을 마련하기 바란다”며 “특히 중국 등 인근 국가와의 연구와 협력도 한층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환경부는 내달 중국 환경당국과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장급 회의를 연다고 공표했다. 올해 6월 개설한 한중환경협력센터 인프라의 세부 방안을 논의하고 대기환경 정책 교류, 배출원 공동조사 등 중국의 배출현황 파악을 위한 분야별 연구‧협력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구체적인 합의점이 없었던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환경재단에 따르면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의 원인 규명을 담은 보고서 발표가 연기됐다. 중국이 최근 개선된 중국 현지 자료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를 반대해서다.

한 환경 전문가는 “중국은 배출이 많다는 부분은 인정하는데 한국에 영향을 주느냐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이라면서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공동 연구가 가능한데 한국은 중국과 관련 사안을 협의하는데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 시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이와 함께 중국이 자국 책임을 인정할 수 있도록 양국 공동의, 공인된 연구 결과를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준상 기자  yoojoonsang@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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