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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없는 블록체인, 정부중심 ‘가속도’블록체인 기반 공공서비스 윤곽...타 부처 협업 확대
민간기업도 '가상화폐 없는 블록체인' 서비스 공개
가상화폐업계·국회 반발..."떼어놓고 생각해선 안된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공공사업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블록체인 업계에도 가상화폐를 발행하지 않는 블록체인 바람이 일고 있다. 다만 일부 국회의원과 업계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공개(ICO)를 규제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 정부 주도 블록체인 서비스 구축 본격화

과학기술정통부는 6일 관세청과 협력해 ‘전자상거래물품 개인통관 시범서비스’ 구축을 다음달까지 완료할 계획을 발표했다. 

‘전자상거래물품 개인통관 시스템’은 전자상거래업체의 물품 주문정보와 운송업체의 운송정보를 블록체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해 28개 통관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하고 정리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관세청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전자상거래업체, 운송업체의 관련업무 처리가 자동화돼 불필요한 업무량을 감소시키고 전체 통관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관세청은 물품주문과 운송에 관한 원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전자상거래업체 등의 세금탈루 방지는 물론 불법물품 반입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참여기업‧기관 간 실시간 데이터 연동과 위·변조 우려 등을 해결하고 서비스 구현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과기정통부는 국토교통부와 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동산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종이증명서가 아닌 데이터 형식의 부동산정보를 관련기관에 제공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부동산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정부의 이같은 블록체인 기반 공공서비스는 6월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올해 블록체인 6대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계부처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6대 시범사업에는 간편 부동산 거래와 개인통관 외에도 축산물 이력관리(농림수산식품부), 온라인 투표(선거관리위원회), 국가간 전자문서 유통(외교부), 해운물류(해양수산부) 등이 포함돼있다. 

이밖에 민간 주도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해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수요를 늘리는 한편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팜, 드론, 스마트시티, 핀테크 등 정부의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에도 블록체인을 도입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블록체인 기술개발 로드맵.

◇ 민간기업 非가상화폐 블록체인 서비스도 힘 실를 듯

정부의 이러한 블록체인 서비스 도입은 민간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상화폐 없는 블록체인 서비스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KT는 5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협력사와의 점검 계약과 결과를 실시간으로 상호 공유할 수 있으며 통상 2주 정도 걸리던 IT자산 유지보수 업무처리를 1주 미만으로 약 50%가량 단축할 수 있다.

또 기업에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관리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소프트웨어 사용 신청 및 승인 프로세스가 자동화되고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시켰다.

SK텔레콤도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사업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LH의 주택사업 영역 중 국민생활 편의성을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SK텔레콤의 블록체인 기술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화폐가 지나치게 부각돼 그쪽으로 시선이 쏠렸지만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통한 거래 활동에 따른 인센티브 같은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블록체인보다 앞세워서 생각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모여서 시장이 성장하는데 ICO는 필요할 수 있으나 이것이 블록체인의 주력이 돼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가상화폐 업계 “ICO 규제는 블록체인시장 죽이는 일”

다만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일부 블록체인업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블록체인 정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나친 ICO 규제는 우리나라 블록체인시장 성장을 막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상임위 곳곳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에게 “ICO를 금지한 것은 블록체인의 싹을 자른 일이다. 버블 없이 신기술이 발전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문 원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며 “다만 지난해 다단계 투자, 묻지마 투자가 성행할 정도로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부작용이 너무 커 그 부분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했다”고 답했다.

정무위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화폐 투기 문제가 상당히 진정된 것 같다”며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ICO가 가져오는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피해는 너무 심각하고 명백하다. 해외에서도 ICO에 대해 보수적이거나 아예 금지하고 있다”며 아직 규제완화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ICO 규제와 최근 가상화폐거래소의 벤처업종 제외가 법제화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ICO를 진행했던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때문에 한국어 사이트를 내놓지도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을 하기 너무 어려운 환경이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결국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앞에서는 블록체인을 육성한다고 말하고 뒤에서는 규제만 하고 있다. 이 상태라면 우리도 결국 외국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떼어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여용준 기자  dd0930@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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