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용호 기자]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주)어반베이스(대표이사 하진우)가 7일 오후 1시 SJ쿤스트할레에서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을 개최했다.

300여 명의 젊은 건축가 및 IT업계 종사자들이 참석한 이날 컨퍼런스는 'Reboot: Architecture'라는 테마로 진행됐다. '스니커즈'라는 행사명에 맞춰 관객과 연사들이 모두 스니커즈를 신고 참석한 가운데, 캐주얼하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를 포함해 '건축+ɑ'를 만들어 가고 있는 루키들의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는 '스니커즈 토크'와 관객과 스피커가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토론하고 네트워킹하는 '살롱드비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건축의 기존 틀을 깨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기술을 공유하고 논의해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김성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의 '미래건축가의 일: 직업의 경계를 허물다'라는 주제의 스피치로 시작됐다.

김 교수는 "엄청난 속도로 세상이 변화하고 있고, 실제로 건축가의 역할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자리는 건축가 스스로 가둬 두었던 업역의 경계를 허물고 변화하고 있는 건축가의 역할과 다가온 미래에 대해 좀 더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게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면서 "기존의 건축학 모델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스니커즈 토크에서는 과정, 실험, 기술, 확장, 혁신 등 5개의 테마별 스피치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 건축업계의 '생존'을 판가름하는 중요 요소가 되고 있으며,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 하이테크를 건축에 접목했을 때 비로소 건축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과정 테마의 스피치를 맡은 양수인 삶것(LIFETHINGS) 소장은 '쉽게 시작해서 어렵게 끝내라', 실험 테마의 스피치를 맡은 이태현 THE A LAB(에이랩 건축연구소) 소장은 '실험적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전하며 직접 작업했던 몇 가지 건축 작업들의 과정과 결과물을 소개하고, 자신이 느낀 바,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건축관에 대해 설명하면서 건축에 대한 색다른 접근 방법과 실험적 건축을 통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건축의 형태나 공간들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전달했다.

이어진 기술 테마에서는 김성진 WITHWORKS 소장이 '상상의 실현, Digital Fabrication'이라는 주제로 스피치를 진행했다. 김 소장은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에 대해 소개하면서, 제36회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은 삼성동 KEB하나은행 건물인 'PLACE1'(설계 김찬중, 더시트템랩건축사사무소), 롯데월드타워 포디움, 2019년 오픈 예정인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설계 OMA 소속 디자이너 램 쿨하스) 등을 예로 들며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이 기존 재래식의 현장 시공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다양한 형상과 곡면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조성현 경계없는 작업실 대표는 확장 테마로 '확장: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건축'이라는 주제의 스피치를 진행했다. 조 대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부동산 개발 솔루션이 어떻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개별 토지의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 보여줬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혁신 테마 스피치를 진행한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건축의 프리젠테이션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설계도를 자동으로 3D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던 하 대표는 인터넷에서 세월호의 설계도와 내부 사진을 찾아 모델링 작업을 한 후 해경에 전달했던 내용을 통해 "해당 기술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면서 어반베이스의 창립배경을 설명했다.

하 대표는 2D 도면을 3D로 변환시키는 자동 모델링 엔진 기술로 운영 중인 전국의 아파트 단지를 가상으로 체험하며, 시중에 유통되는 6000여 개의 가구, 가전, 생활소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의 3D콘텐츠를 배치해볼 수 있는 '어반베이스 VR'과 특정 브랜드가 아닌 전문가들이 엄선한 트렌디한 가구 및 인테리어 브랜드의 제품을 3D로 구현해 집, 사무실, 학교 등에 마치 실제로 있는 듯이 배치해볼 수 있는 홈디자이닝 AR 앱 '어반베이스 AR'을 소개했고, 이와 함께 '어반베이스 AR'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건축가용 증강현실 프레젠테이션 서비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하 대표는 "더 이상 건축가들은 자신의 설계안을 제3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밤을 새워 실제 모형을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건축가들은 3D 모델링만 하면 되기 때문에 총 작업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1:1 스케일 모드를 활용해 실제 건축 부지에서 3D 모델을 띄어 놓고 주변 환경과 건축물의 조화를 미리 확인해볼 수도 있게 됐으며,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의뢰한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작업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건축가에게 좀 더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하 대표의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어반베이스의 건축가용 증강현실 프레젠테이션 서비스는 내년 1월 중 상용화할 예정이다.

하 대표는 "미래는 언제나 변한다. 도전을 즐기는 자에게 변화라는 것은 또 다른 커다란 기회"라면서 "어반베이스와 함께 미래를 개척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살롱드비어의 패널토크 '건축가들의 대나무숲'에서는 이양재 엘리펀츠 건축사사무소 소장이 모더레이터로 나서 이날 참여한 연사들과 건축업계의 고령화를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장벽들과 그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 토크에서는 각자가 생각하는 건축론, 건축사 시험의 폐쇄성, 건축계 특유의 도제식 교육, 서울에만 집중돼 있는 건축 교육과 문화, 기술과 AI 발전에 따른 영향 등의 이슈가 다뤄졌다.

한편, 이날은 쿤스트할레라는 컨테이너 공간을 배경으로 연사들의 대표 작품들을 증강현실로 배치해보고 감상할 수 있는 'AR건축존'과 더불어 PR존이 운영됐고, 명찰 스티커 이벤트, SNS 해시태그 이벤트 등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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