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그동안 원화가치 상승이 국내 물가 오름세를 제한했으며, 실제 물가 흐름은 지표만큼 낮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지원 금통위원은 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물가 상승률 수치가 낮은 데 원/달러 환율이 일조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물가를 끌어내리는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흔히 기저물가 흐름을 파악할 때 수요 측면을 언급하지만 임 위원은 환율 영향도 중요한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가 원자재의 70% 이상, 중간재의 20%를 수입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점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에 상방 압력이 생긴다.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그는 세계 경제 성장률, 경상수지, 내외 금리 차를 들었다.

세계 경제 성장률과 원화 가치는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세계 경제가 좋을 때 수출과 자본시장을 통해 달러 공급이 늘어나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나쁠 때는 원/달러 환율이 반대(원화 가치 하락)로 움직인다.

경상수지와 내외 금리 차는 평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글로벌 경기·금융 상황이 악화할 때 영향력이 급증,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임 위원은 "대외건전성이 양호하지 않거나 내외금리 차가 우호적이지 않다면 글로벌 경기 둔화기에 원화가치 하락은 더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고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외 금리 차를 두고는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를 향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며 내외 금리 차가 환율에 주는 영향이 확대하고 있다"며 "5∼10년 뒤에는 내외 금리 차가 환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위원은 2016∼2017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해야 하지만 원화 가치 상승으로 국내 물가의 오름세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실제 기저물가 흐름은 지표만큼 낮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2016년부터 시작된 원화 가치 상승 추세가 최근에 추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국면으로 보인다고 임 위원은 진단했다. 다만 환율이 물가에 상방 압력까지 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은 "글로벌 경기 환경이 유동적인 상황이기에 향후 원화 가치 변동성이 크게 확대할 수 있다"며 "환율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기저물가 흐름과의 연관성을 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8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임 위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는 "지난 수년간 물가 상승 흐름을 제한해 왔던 요인들이 점차 후퇴하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물가 상승 압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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