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왼쪽)이 지주사 전환을 눈앞에 두면서 비이자수익 강화를 위한 롯데카드(오른쪽) 인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각사>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탄력을 받으면서 매각설에 시달리는 롯데카드 인수가 가시화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7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 금융지주사 전환을 인가한다.

지주사 전환을 공식 승인 받으면 우리은행 출자한도는 대폭 늘어난다. 우리은행 출자한도는 은행법상 자기자본 20% 수준인 6000억~7000억원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금융지주로 전환되면 지주법 적용을 받아 자기자본 130% 수준인 약 7조원으로 출자한도를 확장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FIS △우리신용정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퀴티 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우리카드와 우리종금 뿐이다. 지주사 전환과 동시에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유력한 인수후보 가운데 하나가 ‘롯데카드’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지주사체제를 출범하면서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현행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규정에 따르면 일반 지주사는 금융·보험업 등 국내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롯데지주는 93.8%에 이르는 롯데카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내년 10월 안에 매각해야 한다.

롯데카드 매각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각각 매각주관사와 법률 자문으로 선정했다. 롯데카드는 신용등급 AA를 획득한 회사채로 모든 차입금의 60%를 조달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춘 상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그룹에서 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방법으로 외부 매각을 선택할지, 호텔·물산 등 외부 계열사에 넘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SK증권 사례처럼 일정요건을 갖춰 2년 유예를 받을 수 있는 등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12조240억원 규모 롯데카드를 인수해 9조1032억원의 우리카드와 합병하면 단순 계산으로 21조원 규모 대형 카드사를 구축할 수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업계 1위 신한카드, 2위 삼성카드 다음인 3위에 위치할 수 있다. 은행 수익이 95%에 이르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롯데카드 인수로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명분은 충분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지주사 전환에 우선하겠다는 입장이고, 출자한도가 늘어나면 M&A 등을 비롯한 사업 확장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며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오고가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부동산신탁 사업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8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국제자산신탁이 대주주 지분 89.86%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우리은행 이름이 거론됐다. 우리은행은 국제자산신탁 지분 6.54%을 소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나머지 지분은 유재은 국제자산신탁대표·유재영 상무(90%), 소액주주(3.60%) 등이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달 31일 아시아부동산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우선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동산신탁시장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는 보험·카드·증권 등 다른 금융계열사 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어서 여력은 충분하고 인수 결정 시 시너지 효과도 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현재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신탁사를 설정해둔 것은 아니고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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