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H도크'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지난 5년 불황의 터널을 헤매던 조선경기가 수주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3사는 올해 3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대우조선이 3분기 매출액 2조1998억원, 영업이익 1369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지만 오는 15일 구조조정안 발표를 앞둔 상황인데다 임금단체협상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3분기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며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조선 부문만 떼어 보면 2분기 144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적자폭이 확대된 30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3분기 12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기록한 1005억원의 영업손실보다 늘어난 수치로 올해 총 영업손실액이 4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들어 조선경기가 살아 난 것처럼 보이는 것은 곳곳에서 들려오는 LNG선박 수주 소식 때문이다. 

영국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조선업 현황을 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세계 조선업 발주량은 2114만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GT)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 수주 점유율은 29.8%에서 45.0%로 올라갔다.

이 같은 증가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따른 것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조선사가 세계 LNG선박 발주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LNG선박 수주 성적을 기업별로 보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미포조선 포함)이 111억 달러(135척), 삼성중공업이 49억 달러(41척), 대우조선해양이 46억 달러(35척)를 수주했다.

업종 특성상 영업결과가 경영성과에 반영되려면 2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는 넘어야 회사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터널의 마지막 부분에서 조선3사의 숨통을 조이는 것은 고정비 부담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강재와 기자재 가격 인상, 3년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과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조선 부문의 손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선종 부문에서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온 중소조선과 국내 부품 기자재 업체들은 경영난은 갈 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중소형 조선사 가운데 새롭게 일감을 확보한 업체는 3개사에 그쳐 대형 조선사의 수주 호조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척수 기준 수주량도 지난 1~8월 중 14척으로 지난해 28척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조선기자재 업계가 대형3사의 수주 회복세에 힘입어 최저점을 찍괴 내년이면 6년만에 플러스 성장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이 그동안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안정적 공급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기술력, 전문인력 등 핵심역량을 지켜나가며 업황 반등기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 토론회를 열고 중소 조선업 업황 점검을 통해 조선산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6년 수주 절벽에 따른 건조량 부족 영향은 부품·기자재 업체들로 이어지면서 이들 업체가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간 상생 협력 방안과 기자재업체의 제작금융 및 보증 등의 애로사항도 점검해 구조조정의 방향을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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