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포함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재계가 내부거래 해소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포함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이달 국회 제출을 앞둔 가운데 재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LG와 SK, GS 등은 총수일가 지분과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계열사 청산 작업에 나섰다.

1일 LG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비상장 계열사 서브원의 MRO(소모성 자재구매 부문) 사업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MRO사업과 그 외 인적서비스 제공 사업(건설, 건물관리, 레저)으로 분할해 각각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형태다. 분할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LG는 다음달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서브원 물적분할은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새로 포함한다.

서브원은 ㈜LG의 100% 자회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구광모 회장 등 LG 총수 일가가 ㈜LG 지분을 46.68% 보유하고 있어 서브원은 자연히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MRO 사업은 그룹사에서 사용하는 종이, 펜 등 소모품을 조달하는 회사로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업종으로 꼽힌다. MRO 사업은 서브원 전체 매출 60%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LG는 지난달 서브원의 MRO 사업을 분할 후 외부자본 유치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LG는 총수 일가가 보유한 물류회사 판토스 지분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판토스 총수일가 지분은 19.9%로 공정법 개정안 규제 기준인 20% 미만이지만 '턱걸이 꼼수' 등 논란을 아예 뿌리 뽑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판토스 매출 중 약 70%는 내부거래를 통하고 있다.

GS그룹도 총수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기업 GS ITM을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할 방침이다. 2006년 설립된 GS ITM은 GS ITM은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전무 등 GS그룹 4세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중 내부거래 비중도 70%를 넘어 그간 일감몰아주기 눈총을 받아왔다.

SK그룹은 SK해운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했다. SK해운은 최태원 회장이 SK를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전체 매출 중 34%가 계열사를 통해 나온다. SK가 보유한 SK해운 지분은 57.22%로 지분율을 약8% 가량만 낮추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서 제외되지만 SK그룹은 아예 여지를 없앴다. 또한 자회사인 아이티(IT) 보안업체 인포섹도 SK텔레콤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포섹 내부거래 비중은 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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