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경선 기자] ‘판교 오징어배’라고 불리던 IT, 게임업계에 노조 설립이 이어지고 있어 ‘크런치 모드’가 만연했던 IT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016년 10월, 국내 대표 게임사 넷마블에서 재직 중이던 한 젊은 개발자가 숨을 거두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직원은 연이은 야근을 하는 바쁜 업무 과정 중에서 잠시 피로를 풀기 위해 사우나를 찾게 되었고 샤워를 하러 가는 중 갑작스럽게 쓰러지며 숨을 거두게 되었다.

이렇게 게임회사 직원들이 돌연사 하는 일이 발생하자 게임업계 외부에서는 밤샘근무, 극심한 경쟁, 게임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이런 죽음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게임 산업계에서는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해 잠, 먹을 것, 씻는 것, 사람 만나는 것 등을 모두 포기하고 일에만 집중하는 ‘크런치 모드’가 관행처럼 내려져 왔으며 프로젝트 단위의 개발이 많은 게임 업계의 특성상 준비 중이었던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할 시 인사이동, 권고사직과 같은 고용 불안정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회사 직원들의 연이은 사망 소식 후 게임업계를 포함한 IT업계 근로자들 사이에서 노동환경 개선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실질적인 개선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했다.

마침내 지난 4월, 네이버가 IT 업계에서는 최초로 노조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5개월 뒤인 9월에는 게임회사인 넥슨과 스마일게이트가 차례로 노조를 설립하는 등 업계 근로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이에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게임 산업은 최첨단에서 경제와 문화를 선도해왔지만 노동자들의 권익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무한 노동을 강요하는 가혹한 환경과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인해 노동자들의 수명을 갉아먹으며 성장해왔다”라고 말하였으며 “게임사 노조 설립을 무한 지지하며,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언제든 연대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이 ‘판교 오징어배’, ‘구로 등대’라고 불리는 IT 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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