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 규모를 놓고 금융당국과 업계가 불편한 동행을 지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금융당국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1조원에 달하는 수수료 규모를 감액하려는 방침을 내비치자, 카드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논의가 진행 중인 적격비용(원가) 산정 결과에 따라 수수료율을 0.23bp 감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용판매액 규모는 일시불, 할부를 더해 한해 430조원 가량이 집행되는데, 수수료율을 0.23bp 가량 떨어뜨리면 카드사 수수료 수익은 989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1조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 감소분이 내년에 새롭게 인하할 규모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애초 1조원에 기존 결정 수수료 인하조치가 포함된 것으로 인식하던 업계에는 비상이 떨어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결제대형업체(PG)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업자·개인사업자에게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소규모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 등 제도를 마련했지만, 시행은 내년부터다. 7월 말 정률제로 개편된 밴(VAN) 수수료 역시 내년부터 연간 단위로 적용된다.

카드업계는 이런 조치로 인한 내년 수수료 인하폭인 7000억원을 1조원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계산하면 추가 인하 수수료 감소폭은 3000억원 정도다. 당국이 주장하는 1조원과는 괴리가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당국 주장대로 1조원을 추가 인하하면 내년 수수료 감소폭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2015년 조정 당시 수수료 절감 추정액이 67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2.5배나 커진 수치다.

7000억원 포함 여부를 떠나 수수료가 1조원 가량 줄어들면 카드업계 순이익은 35%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사는 지난해 23조5143억원의 수익과 20조6645억원의 비용을 기록했다. 만약 업계 순이익이 35%가량 줄어들게 되면 기존 2조2157억원의 순익은 1조4391억원으로 7766억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업계가 울상을 짓는 반면,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인다면 수수료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카드사가 수익보단 외형확대를 중점으로 두고 경쟁하고 있어 마케팅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인하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서 카드 수수료율을 우대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우대구간을 늘리고 수수료율도 인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가 2007년부터 11차례나 인하돼 온 만큼 당국에 대해 불만이 쌓여있다.

반면, 중소상인은 카드업계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마트협회 등 중소상인 단체로 구성된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 투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6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드수수료 수입인 11조7000억원의 절반을 상회하는 규모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대기업 가맹점에 편중돼 실질 수수료율이 마이너스인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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