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4반세기 동안 진행돼온 새만금사업의 운명이 결정됐다. 정부 예산 5690억원에 민간 자본 10조원을 투입해 여의도 면적 88만평의 13배인 1171만평 부지에 원전 4기(4GW) 규모의 태양광 패널 등이 설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발전소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새만금은 에너지 전환정책을 가름하는 시금석"이라면서 "명실공히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계획은 1171만평에 달하는 새만금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건립하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강팔문 사장을 비롯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 이형규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9월 21일 새만금개발공사를 설립등기했으며, 새만금개발청도 내달 같은 장소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에 그간 사업 시행주체가 없어 지지부진했으나 공사가 설립되면서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만금에 새롭게 조성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에 관련 제조업체, 연구시설, 실증센터를 설치해 재생에너지 기술력을 한 차원 더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업에게 대규모 내수시장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조선기자재 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의 수요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공사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1조1500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민간이 후속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공사는 우선적으로 공공주도 매립과 개발, 도시조성 사업을 핵심적으로 추진하면서 투자 유치, 관광레저 등 다양한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사업 수익을 재원으로 새만금 사업지 후속매립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연관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재생에너지는 우리 삶을 안전하게 하고 자연을 지키며 더불어 사는 환경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사와 전북도민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속가능한 미래 신산업 발굴로 새만금 개발을 앞당기는 견인차가 돼주기 바란다"며 "정부·도의 의지가 하나로 뭉쳐지면 새만금의 기회와 가능성이 현실 속의 번영으로 이어져 천년 전라북도의 새천년 미래를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업이 비밀리에 진행되어 오면서 타당성 논의와 공론화 과정이 생략됐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단지 조성 시 주민의 민원 발생, 생태 환경 파괴 논란 등 사회환경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문 대통령도 "도민의 적극적 참여"를 강조하며 "개발사업 진행에서 지역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역별 주민 의견을 잘 듣고 조율해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발전 사업의 일자리와 수익이 지역주민의 소득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며 "주민과 함께 개발하고 번영하는 지역 상생의 모범을 만들어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새만금방조제는 1987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1991년 11월부터 물막이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단군이래 가장 큰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1995년 환경단체와 종교계 등과 소송에 휘말리며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 그러나 2006년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으면서 법정공방이 마무리됐다.

20여년간 총 3조원이 투입된 공사를 통해 완공된 새만금 방조제는 세계 최장이던 네덜란드 주다치 방조제 길이 32.5㎞보다 1.4㎞ 더 길어 기네스에도 공식 등재됐다. 밑넓이가 평균 290m(최대 535m), 높이가 36m(최대 54m)에 달해 '바다의 만리장성'으로 불리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을 발표하기 전까지 새만금 개발계획은 '글로벌 경제협력 특구' '친환경 농업이 어우러진 녹색 수변도시' '기업 우선의 탈규제 특화도시' 등 여러가지 방안이 논의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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