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제련 공정 과정에서 추출된 황산을 열차가 실어나르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영풍이 올해초 석포제련소 정화용 미생물 배출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동시에 정부 당국의 무리한 조업정지 명령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월 일시적인 설비고장으로 정화공정에 사용하는 일부 미생물이 방류수에 월류되어 강으로 흘러 나간 사고가 있었는데, 그 일로 낙동강의 건강성을 염려하는 주민들께 심히 우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업정지 20일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 이 같은 사유를 상세히 설명하며 "여기에 대해서는 조사 절차의 타당성에 대해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의 합동조사에 따르면 사고 직후 인근 강의 수질은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채취한 방류수 시료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물질이 포착됐고, 정수설비의 청소수가 일부(490리터)가 공장토양에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영풍측은 당시 "해당 설비와 안전장치를 즉시 보강조치하고, 새로 도입할 무방류 공정도 설비 발주가 나가게 됐지만 이유 막론하고 주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영풍측은 지난 26일 대구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환경 개선을 위한 방법과 사회공헌제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부터 실천에 옮긴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화용 물질 배출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과 별개로 석포제련소가 20일 조업정지를 그대로 이행하면, 그로 인해 직원들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지역 주민들의 피해와 함께 다양한 기간산업 고객사들에게 미칠 막대한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영풍 관계자는 "지난 4월 조업정지 조치를 과징금으로 대체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10월 23일 기각됐다"며 "현재 재결서가 송달되면 바로 조업정지를 이행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로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그 조치가 가져올 2차 환경 및 안전사고의 위험 등으로 이행하기가 무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풍 석포제련소 측은 이미 몇 차례의 언론 보도를 통해 "제련소 전체를 동시에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며 황산공정, 전해, 주조공정 등의 안전한 중지를 위해 적어도 수 주간의 체계적인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석포 주민 1300여명이 석포제련소 사원아파트 총 565세대에 거주하고 있다. 이중 218세대만 개별난방 방식이고 나머지 347세대는 제련소 배소공정에서 나오는 냉각수을 이용하여 중앙집중난방 방식으로 온수와 난방수가 공급된다. 석포제련소가 가동을 중지하면 이 난방수와 온수 역시 공급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또 석포제련소가 제공해 석포주민들이 상시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목욕탕 2개소 역시 제련소가 공급하는 온수를 이용해 운영되고 있는데 제련소가 가동을 중지하면 그 기간 이용이 불가능하여 지역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영풍 사원아파트 한 관계자는 "석포지역은 해발고도 500m에 달하는 산간내륙 지역으로 11월이면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곳이어서 이런 기후조건에서 동절기에 제련소가 가동을 중지하면 단순한 온수와 난방이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생활용수관도 동파가 예상되어 이 800여명의 인원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취학아동의 등교가 사실상 어렵고 영유아를 비롯한 노약자들의 동절기 건강에도 큰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또 석포 지역의 지리적 여건상 인근에 대체 거주 공간 확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풍측은 현재 중앙집중 난방방식 아파트 347세대에는 약 800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중 영유아만도 62명, 취학아동 47명이 같이 살고 있고 노약자도 15명 가량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최소한의 피해로 조업 정지를 이행하는 방안도 계속 연구하고 다각도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히며 "다시는 환경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기술적, 업무적으로 혁신을 이루어 내고 과감한 환경 투자로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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