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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 초대석] 민기영 한국데이터진흥원장 "데이터 산업, 양적·질적 성장 목표"데이터 빈부격차·인력 부족 해결 최우선 과제
바우처 통한 거래 활성화...인력 양성 과정 확대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구축 목표..."안전한 거래 기반 조성"
민기영 한국데이터진흥원장. <사진=한국데이터진흥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관련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기업 대표들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고충을 토로하면서 “AI 개발에 필수적인 학습데이터를 확보하는게 어렵다”는 말을 했다. 

AI는 머신러닝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고 진화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데이터를 확보하는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들은 데이터를 개발하고 수집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AI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데이터를 독점해 AI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민기영 한국데이터진흥원장은 이같은 ‘데이터 빈부격차’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데이터 구매와 가공을 지원하는 ‘데이터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 제도를 6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데이터진흥원은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지만 그 역사는 무려 25년이나 된 곳이다. AI라는 게 SF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절부터 진흥원은 공공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유통과 활용을 모색해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커진 만큼 진흥원의 역할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 원장은 우선 데이터를 활발히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 그리고 일선 기업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는 데이터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진흥원은 이미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전문가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204명을 양성해 이 중 70% 이상이 취업했다. 민 원장은 올해 400여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흔히 진흥원과 같은 공공기관의 가장 큰 목표는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목적에서 봤을 때 데이터진흥원은 가장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가장 가려운 곳을 찾아내 이를 해결하고 있다. 

민기영 한국데이터진흥원장으로부터 중소·벤처기업의 가려운 곳을 어떻게 찾아내서 해결하는지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민기영 원장의 일문일답.

민기영 원장은 데이터 업계 일자리 양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대신 기업들을 지원해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데이터진흥원>

= 한국데이터진흥원에 대해 소개.

▲ 한국데이터진흥원은 ‘우리나라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선도한다’는 IT강국을 목표로 1993년 출범한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국내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고 일반국민들의 데이터 활용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흥원은 사람으로치면 25살 청년이 됐다. 설립 당시에는 금융실명제가 처음 도입돼 세상이 투명해 지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토지, 세무 등과 같은 공공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을 주도했다. 2000년대에는 데이터베이스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해 국내 데이터 전문인력 보급에 앞장섰고 2010년대에는 데이터 유통·활용에 중점을 두고 데이터스토어 운영이나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 발굴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이터 유통·활용 지원 사업부터 데이터 전문가 양성, 데이터 표준·품질 인증, 데이터 전문기업 육성과 같은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우리나라 데이터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 국내 인공지능(AI) 관련 중소·벤처기업들이 “대기업들이 데이터를 독식해 학습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한다. 데이터에 있어 기업 간의 차별이 심한데 중소 AI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있는지.

▲ AI 뿐만 아니라 4차 산업과 관련된 모든 산업분야의 성패는 데이터에 달려있고 어떤 데이터를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차이난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자본과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생산하기에도, 구매해 활용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이에 진흥원은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중소기업에게 데이터 구매 또는 가공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대폭 확대(600억원)하여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 계획이다. 이러한 지원을 받아 구매하고 가공된 데이터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기업경쟁력 강화에 활용될 것뿐만 아니라 재판매 할 수 있도록 해 데이터 공유 및 유통 생태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도 단기 일자리에 대한 의원이 지적이 있었다. 데이터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진흥원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나.

▲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민간 기업에 달려있다. 산업이 활성화되고 기업의 이익이 커져야 일자리가 근본적으로 늘어나지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 있다. 진흥원은 일찍부터 데이터 산업계와 데이터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활용지원, 스타트업 발굴・육성, 해외진출 지원 등의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특히 2014년부터 데이터를 활용한 스타트업 발굴사업인 DB-STARS사업을 통해 데이터 창업기업을 인큐베이팅 해왔다. 참여기업들은 그동안 404억원에 달하는 투자유치 성과를 냈고 독일 바이엘 같은 스타트업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17건의 수상 실적도 냈다. 3~4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 진흥원의 지원을 통해 직원들이 50명, 100명으로 늘어나며 일자리를 창출해 냈다. 진흥원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이처럼 기업들을 지원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 앞으로도 진흥원은 데이터 활용 기업을 지원해 기업이 이익증대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 지난해 말 빅데이터 융합 전문가 과정을 신설했다.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고 현재 어떤 성과가 있는지, 앞으로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 빅데이터 융합전문가 과정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다. 산업계의 빅데이터 인재 부족률은 지난해 조사 결과 37.6%에 달해 늘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최악의 청년실업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빅데이터 융합전문가 과정은 이러한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다. 
진흥원은 미취업 청년들에게 빅데이터 분야 실무중심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취업까지 연계해주고 있다. 지난해 204명의 수료생 중 대학원을 진학한 17명을 제외하고 132명이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이 70%를 넘는다. 올해는 교육대상을 400명으로 늘려 전문인력 부족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전문 인력들이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면 또 다른 일자리가 창출되는 구조라 일자리 창출에 파급력이 크다. 진흥원은 데이터 전문 인력 사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일자리’라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욱 확대 운영할 것이며 2022년까지 데이터 전문인력 5만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계획에 발맞춰 진흥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벤처기업 CEO로 지내다 공공기관의 장을 맡게 된 민기영 원장은 "기업에서 일할 때는 기관의 마음을 이해 못했는데 기관에 오니 알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사진=한국데이터진흥원>

= 8월 문재인 대통령이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다며 일부 반발의 목소리가 있었다. 데이터 규제 완화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원장님의 의견은?

▲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자고 해서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규제, 불명확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현재는 개인정보 활용보다는 보호에 과도하게 치우쳐 데이터의 활용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활용가치가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와 연관됐다.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 데이터의 활용가능성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혈액순환이 잘돼야 건강하듯 데이터의 생산, 유통, 활용이라는 선순환이 가능해야 데이터 강국이 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불법적인 개인정보 활용을 막는 것이 필요하지 법테두리 안에서 안전한 활용까지 막아서는 우리나라 데이터 경쟁력은 제 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다.  


= 씨플랫폼서비스의 대표이사도 역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을 경영할 때와 공공기관의 장으로 있을때의 차이점은?

▲ 기업을 경영할 때는 해당 기업의 이익이 최우선이었지만 공공기관은 공익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진흥원이 추진하는 정책이 데이터 산업과 기업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혹시 피해를 끼치진 않을지 다른 차원의 고민이 늘어났다. 
또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은 정부와 주무부처 등과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해서 기업에서처럼 대표의 책임 하에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들이 다소 비효율적이라 느낄 수도 있지만 정책의 일관성, 통일성이 중요한 요소이기에 내 역할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 한국데이터진흥원의 비전과 앞으로 과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어떤 것이 있는지.

▲ 진흥원은 산업전반의 데이터 유통과 인력양성 지원을 통해 데이터 생태계 혁신과 데이터 경제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민간 데이터 유통을 촉진한다는 핵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구축이다. 민간 데이터 유통과 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누구나 원하는 데이터를 쉽게 구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데이터간의 칸막이가 많아 어디에 무슨 데이터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국내외 기업, 정부, 개인 데이터가 한눈에 보일 수 있게 하고 이것들이 안전하게 활용 및 거래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만약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와 같은 데이터 거래기반이 마련되면 더 많은 종류의 데이터들이 공개되고 유통될 수 있을 것이며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민기영 한국데이터진흥원장은?
대통령 비서실 업무혁신비서관 출신으로 포스코ICT와 경영연구원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벤처기업인 씨플랫폼서비스의 대표이사를 지내다 7월 한국데이터진흥원장에 취임했다. 커피를 내려마시는 걸 즐기는 민 원장은 ICT의 딱딱한 외향과 다르게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여용준 기자  dd0930@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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