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이 주식시장 변동 추이에 따라 움직이며, 4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지 소비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각사>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은행권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주식시장세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25일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1분기엔 플러스, 2분기엔 마이너스, 3분기엔 플러스로 전환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DC형 퇴직연금은 퇴직금 재원 마련에 책임이 있는 금융기관의 운용 성과에 따라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이 변동되는 제도다. 통상 DC형은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을 직접 수행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8357억원의 DC형 비원리금보장상품 적립금과 4.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상품의 수익률은 2분기(8671억원)에 –0.18%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한 분기 만에 수익률이 4.32%포인트만큼 빠진 것이다. 하지만 3분기(8805억원) 수익률은 1.57%로 플러스 전환했다.

신한은행의 DC형 수익률은 1분기 7568억원·4.61%에서 2분기 8004억원·0.37%로 하락했다. 하지만 3분기엔 다시 8435억원·1.3%까지 올랐다.

하나은행은 1분기 2834억원·4.19%이었지만, 2분기엔 2905억원·–0.6%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 2996억원·1.01%로 턴어라운드 했다.

우리은행도 1분기 4286억원·4.38%, 2분기 4513억원·-0.4%, 3분기 4705억원·0.8%로 똑같았다. 농협은행 역시 1분기 3330억원·4.21%, 2분기 3317억원·-0.78%, 3분기 3362억원·0.49%의 수익률을 보였다.

확정기여형(DB)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도 비슷했다. DB형 퇴직연금이란 회사가 퇴직금 지급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 운용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경우 근속연수 등을 고려해 사전에 확정된 퇴직금을 금융회사가 연금 또는 일시금 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DB형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1176억원의 적립금과 4.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분기엔 적립금은 1500억원으로 상승했지만, 수익률은 0.58%로 떨어졌다. 하지만 3분기엔 적립금과 수익률이 각각 1550억원, 2.36%로 동반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같은 상품에서 1분기에 1조2362억원의 적립금과 3.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분기엔 적립금은 1조3894억원으로 상승했으나, 수익률은 2.65%로 떨어졌다. 3분기엔 1조4228억원의 적립금을 거두고 전 분기 대비 0.10%포인트 상승한 2.57%의 수익률을 거뒀다.

하나은행은 1분기에 적립금으로 2416억원, 수익률로는 2.82%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적립금 2902억원, 수익률 1.78%로 전환됐다. 하나은행은 3분기에 적립금 2918억원과 2.17%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도 1분기 3692억원·2.14%, 2분기 4054억원·0.52%, 3분기 4343억원·1.19%로 똑같은 양상을 보였다.

농협은행의 경우엔 1분기 391억원·4.22%, 2분기 503억원·-0.02%, 3분기 515억원·1.19%였다.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은 '원금'을 자산운용 결과에 맡기는 상품이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이 날수도,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통상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원리금형 보다는 더 높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권은 보통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는 채권 등 안전 투자를 선호하고, 원리금 비보장형은 펀드,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은행권에서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비슷하게 나타난 이유는 증시변동과 관계가 있다.

은행연합회 자금시장부 관계자는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은 정기예금 등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원리금보장상품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자산운용이 허락되는 만큼 이를 수탁 받은 은행에서 펀드, 주식 등 리스크가 있는 투자를 진행한다"며 "특히 DC형이나 IRP가운데 지정운영상품은 펀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1분기엔 0.88%(2467.49→2445.85)가량 하락했다. 2분기 하락폭인 4.89%(2445.85→2326.13)과 확연히 대조되는 수치다. 3분기엔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 늘어난 56조3천억원으로 전망됐다. 2분기에 대비해선 8.6% 가량 늘어난 수치다. 증시가 호황을 이뤘다는 의미다.

NH투자증권 은행 섹터 연구원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주가 연동적인 성격이 있어, 일부분 증시에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이미 시작된 외국인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향후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무역 분쟁 등 요인으로 증시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4분기 퇴직연금 수익률도 높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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