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 나무 한 두 그루가 드문드문 있는 비에이 풍경 <홋카이도·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사진에 담긴 것은 너른 초원 혹은 설원에 나무 한 그루가 전부다. 그런데도 묘하게 눈길을 끈다. 누구나 이를 지인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프로필 사진(플픽)에서 한 번 이상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혹자는 자신이 이를 선택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들 사진 속 촬영지는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다. 컴퓨터 배경 화면으로도 자주 접하는 사진 속 풍광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일상에서 문득 바라볼 때마다 힐링이 된다. 하물며 이러한 풍광을 실경으로 마주 대했을 때 그 효과는 몇 배고 증강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비에이는 삿포로·오타루·하코다테 등과 더불어 홋카이도 여행에서 사람들이 꼭 방문하고 싶은 공간이다. 또한 사람들이 단 한 장의 프로필 사진으로 선택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홋카이도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꼽는 제일 여행지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지역이 도청소재지이자 중심도시인 삿포로에서 우리로 치면 서울-전주, 부산-순천만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거리도 거리지만 도로 사정 역시 삿포로에서 직통이 없어 아사히가와 또는 후라노를 거쳐 비에이를 방문해야 한다.

또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몇 km이고 초원만 펼쳐져 있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고속철도나 고속도로도, 여행자가 이용하기 좋은 대중교통마저 없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불편함을 무릅쓰고 삿포로를 찾는 패키지관광 상품 대부분에 비에이가 여행코스로 포함돼 있다. 또 삿포로를 찾는 자유여행객 가운데도 절반 가량이 찾고 있다.

홋카이도 비에이 패치워크 길 <홋카이도·사진=이지혜 기자>

◇‘사진 속 그곳’ 1-패치워크길

애초에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비에이가 유명 관광지가 되기 전에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 것은 사진가 마에다 신조가 찍은 사진으로 1970년대부터다.

일본을 대표하는 풍경 사진가로도 유명한 마에다 신조는 비에이와 가미후라노 언덕 풍경에 감동을 받아 10년간 이곳을 찾았다. 세상에 발표된 사진은 그림엽서와 포스터로 인기를 끌었고, 더 나아가 영화와 텔레비전 광고 등 촬영지로 각광을 받으며 그 풍광을 누구나 알게 됐다.

이는 제주도 오름과 사진가 김영갑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제주에 김영갑 갤러리가 있는 것처럼 비에이 언덕에는 폐교가 된 소학교를 이용한 다쿠신칸 사진관이 있다.

<홋카이도·사진=이지혜 기자>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드문드문 있는 나무밖에 없는 공간에 사람들은 이름을 붙였다. 하늘에서 보면 짜투리 천을 이어 꿰매 붙여 만든 패치워크 같다고 붙인 이름은 ‘패치워크 길'이다. 이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된다.

또 몇 가지 사진 촬영 명소가 있는데 히트를 쳤던 광고에서 이름이 붙여진 곳이 다수다.

이를테면 ‘세븐스타 나무’는 담배 브랜드 마일드세븐 광고로 유명해졌다. ‘켄과 메리의 나무’는 닛산 자동차 스카이 라인 광고에서 유래했다. 광고 속 남녀 주인공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어로 부모·자식을 뜻하는 ‘오야코’를 붙인 오야코나무처럼 형태를 보고 이름 지은 곳도 있다.

비에이 패치워크를 방문하는 방법은 투어버스 프로그램인 ‘트윙클버스’와 자전거 대여, 관광택시, 렌터카 등 방법이 있다.

가을을 맞아 파란 하늘과 흰구름 푸른 초원이 펼쳐진 비에이를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은 분명 매력이 있지만, 알아둬야 할 점은 이곳은 평지가 아니라 구릉이다. 자전거 투어는 일정 이상 체력과 자전거 타는 기술이 있지 않다면 얕잡아 봤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몸살이라도 나서 남은 여정을 망치기 십상이다.

홋카이도 아오이케 <홋카이도·사진=이지혜 기자>

◇‘사진 속 그곳’ 2-아오이케

또 다른 사진 한 장으로 유명해진 공간이 있다. 2013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운영체제 ios7을 출시하면서 배경화면용 사진으로 청록빛 물 위에 자작나무가 있는 겨울 풍경을 선택했다.

이 사진이 촬영된 곳은 비에이정 패치워크길에서 19km 동남쪽에 위치한 ‘아오이케’다. 일본어로 푸른 호수란 의미다. 이름에는 푸를 청(靑)을 붙였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는 색은 날씨에 따라 조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물 속에 알루미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흔히 호수나 못에서 보던 물빛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빛깔이 연출된다.

이 때문에 기념 사진 몇 장을 찍는 데에는 채 2~3분도 소요되지 않지만 좀 더 여유를 두고 머무르며 풍광을 바라보길 추천한다. 특히 구름 등 영향으로 시시각각 빛이 투사하는 각도와 양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물빛이 다르다. 30분 사이에도 수차례 빛깔이 달라지는 만큼 좀 여유를 두고 감상하는 편이 좋다.

아오이케 <홋카이도·사진=이지혜 기자>

아오이케는 아직 관광지화가 덜 이뤄졌다. 애플 ios7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게 되면서 지금은 주차장 등도 마련했지만 임시시설일 뿐 본격 개발되진 않았다.

주차장에서 포장되지 않은 길을 따라 길을 따라 잠시 거닐면 숲 속 아오이케를 만난다. 물가를 따라 약 10여분 거닐면 비에이를 흐르는 천인 ‘비에이가와’를 만나는 곳까지 이어진다. 물가 말고 ios7 사진 장소를 촬영하는 곳으로 직접 갈 수 있는 길을 옆쪽으로 하나 더 조성해 놨다. 비에이가와까지 보고 난 후에 이곳을 통해 빠르게 주차장으로 복귀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오이케 협회가 설치한 안내판과 아이폰 ios7 사진, 물빛이 저마다 다르다 <홋카이도·사진=이지혜 기자>

 

<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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