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왼쪽)과 신한카드(가장 오른쪽)이 각각 계약직과 운영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가운데, 같은 은행계 카드사인 하나카드(중간)의 정규직 전환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진제공=각사>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우리카드와 신한카드가 계약·파견직과 운영사원을 일괄 정규직으로 전환한 가운데, 같은 은행계 카드사인 하나카드는 정규직 전환 논의가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1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 사측과 노동조합은 '노사 상생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까지 비정규직 직원 약 18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우리카드 노사는 올해 하반기 특성화고 인재를 포함한 총 1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11월로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우리카드는 총 250명의 계약·파견직 가운데 70%에 대한 정규직 전환 결정을 내리며 과거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모습을 벗어던졌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된 이후 매년 10명 수준의 계약·파견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왔다.

앞서 신한카드는 6월 168여명의 운영사원을 완전 정규직화 했다. 신한카드 노사(勞使)는 6월 14일 인사제도개선위원회를 열고 15년 가까이 별도 직군으로 관리하던 ‘운영 사원제도’를 없애는 데 합의했다.

신한카드 운영사원은 2004년 신한카드·LG카드 합병 당시 만들어진 별정직이다. 주로 콜센터 업무 등을 담당하던 계약직원 가운데 경력이 10년 이상이거나 실적이 좋은 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직군이다.

우리·신한카드는 각각 우리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은행 계열 카드사다. 이에 8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나머지 두 개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국민카드는 2011년 국민은행에서 분사할 때 '비정규직 및 계약·파견직군'을 만들지 않았다. 현재 국민카드 홈페이지에 공시된 '전환 근로자'는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을 의미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전문직인 전환 근로자는 연 단위로 계약을 맺는 것이 연봉 협상 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가 정규직 전환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제외하곤 국민카드 내부엔 비정규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조금 복잡하다. 하나카드는 2014년 12월 옛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2015년 7월 전산통합을 완료했다. 하지만 양사 인사제도는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카드는 인사제도 통합을 위해 2016년 6월부터 인사제도 통합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하고 같은 해 10월 노동조합 통합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양사 인사제도가 통합된 건 2017년 1월이다.

인사제도가 통합됐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문제로 남아있었다. 이에 사무금융노동조합 소속인 하나외환카드지부는 "2017년 안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뤄내겠다"며 사측에 전환을 공식 요구했다.

2017년 9월 기준, 하나카드 내 비정규직인 파견·계약직은 400여명 수준이었다. 파견직은 단순 사무보조업무를 계약직은 영업소 관리를 담당했다. 이외에 콜센터를 비롯한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도 있지만 이들의 정규직화는 향후 추진키로 했다.

하나외환카드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1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나눔밥차를 운영하는 등 노력을 지속했다. 하나카드 노사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며 전환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나카드는 아직 정규직 전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모든 회사에 비정규직 직원이 있듯 하나카드 내에도 모집인, 전산직원 등 계약직 직원이 있다"면서 "현재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포괄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노사는 추가 인건비 부담을 덜고, 기존 정규직의 실질임금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정규직 전환을 논의 하고 있다. 하나카드의 임금체계 개편안은 시간외 근무수당을 일부 기본급에 포함하거나 일정 수준 시간외 근무수당을 일괄 지급토록 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한편, 이번 우리카드 정규직 전환을 하나카드와 다른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경쟁사이긴 하지만, 외환카드를 인수한 하나카드와의 인력 규모가 다른 만큼 각사 사정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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