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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 초대석] 김상선 KISTEP 원장 "한국에서 5년 안에 노벨상 수상자 나올 것""짧은 역사 비해 성과 눈부셔...한 번 나오면 우후죽순처럼 수상자 나올 것"
"KISTEP, 과학기술계 씽크탱크 거듭나야...20조 예산 효율적 운용 책임감"
"새로운 정책 만들기보다 있는 정책 실효성 높여야...현장과 밀접한 정책 중요"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우리 과학기술계 연구개발(R&D)이 투자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흡하고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비판이 많다”며 R&D 시스템의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과학자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연구개발 사업과 예산 배분도 연구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책임과 함께 힘을 얻은 사람이 몇 있을 것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과학기술 관료와 산하기관 담당자다. 여기에 국가R&D 씽크탱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이끄는 김상선 원장이 있다.

올해 국가R&D 예산은 19조7000억원이다. 내년에는 정부가 혁신성장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R&D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김 원장은 대규모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저성과’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난달 원장 직속으로 혁신전략연구소를 열었다. 김 원장은 연구소 기능을 강화해 우리나라 R&D 방향과 과학계 장기 발전 과제를 제시할 계획이다.

KISTEP은 과학기술과 관련된 정책 등의 수립·조정 지원 및 각 부처가 수행하고 있는 국가R&D사업의 체계적인 조사·분석·평가와 예산의 배분·조정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국가R&D사업의 연구기획·관리·평가에 관한 업무 및 과학기술 국제협력에 관한 업무도 수행한다.

김 원장은 KISTEP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과학계 싱크탱크로 거듭나는 것이다. ‘저성과’의 오명을 쓰고 있는 과학계가 변화하기 위해 김 원장과 KISTEP이 최전방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KISTEP 혁신성장연구소는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 12월 충북 진천 이전을 앞두고도 책임이 크다. 내년은 KISTEP이 출범한지 20주년 되는 해다. 김 원장은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새 보금자리에서 맞이할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김 원장은 과우 봉사단장을 10년째 맡고 있다. 은퇴자들 중심으로 꾸려진 이 단체에는 과기정통부 공무원, 출연연과 연구소 교수, 기자 등 과학계에서 근무하다 현직을 떠난 관계자 250~260명 정도로 구성돼있다.

과우 봉사단은 ‘찾아가는 과학교실(특강)’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김 원장은 “강의를 마치면 아이들이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원장은 현직에서 물러난 과학계 인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과학계에서 은퇴한 인력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정부 혁신성장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최전방에 선 수장이자 과학계 어른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이미 과학기술 분야에 40년 이상 몸을 담은 사람이지만 여전히 미래를 바라보고 앞으로 달리고 있다. 그가 내뱉은 인상적인 말 “오늘은 남은 인생의 첫 날”이라는 말처럼 오늘은 우리나라 과학계가 새롭게 시작하는 첫 날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상선 원장의 일문일답.

김상선 원장은 KISTEP이 과학기술계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 취임한지 두 달이 넘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지만 소감과 각오에 대해 다시 한 번 말씀부탁한다.
▲ 어깨가 무겁다. 국가발전에 있어 과학기술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다. 이 때문에 KISTEP 역할도 중요하다. 대한민국 미래가 과학기술에 달려있고 결국 KISTEP 어깨에도 그 짐이 앉아있다. 지난 40여 년 동안 과학기술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국가 발전을 위해 마지막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과학기술 중심 국가를 만드는데 이바지 할 계획이다.

= 취임 후 가장 우선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하시려는 사업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 국가 R&D예산 20조원 시대에 부응해 한정된 과학기술 자원을 효율적으로 결집하고 활용해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한편, 국가 경쟁력과 삶의 질을 제고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 국가혁신시스템(NIS) 전반에 싱크탱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연구와 연구자 중심 국가R&D 사업 지원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이밖에 과학기술중심사회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KISTEP을 과학정책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는데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 과학기술분야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국가발전과 함께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복잡다기화 되고 있다. 그만큼 정교하고 스마트한 정책과 제도, 대응이 필요하다. 더 이상 공무원 조직만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국가 차원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KISTEP은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최상의 성과를 창출한다.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주요 어젠다와 이슈를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KISTEP은 역할과 책임(R&R) 2.0을 확정하고 R&D에 대해 기획·평가 중심에서 NIS 전반에 걸친 싱크탱크로 역할을 확대한다. 각 부처에 R&D관리 허브센터를 구축하고 범부처 과학기술 기반 혁신성장 지원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원장 직속으로 혁신전략연구소를 설치하는 등 관련조직을 강화했다.

= 10여 년 전보다 정부 R&D 예산이 갑절로 늘어났다. 예산이 많아졌지만 효율적인 투자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 국가 R&D예산이 정부 예산의 5% 수준인 20조원에 이른 것은 환영할 일이다. 앞으로도 아무리 나라살림이 어려워도 미래 씨앗인 과학기술 투자는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할 계획이다. 과학기술계는 당연히 세계적인 성과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또 안정되고 신명나는 연구 분위기 조성을 위한 연구자 중심 지원제도를 강화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고 연구성과를 확산하고 활용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 최근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올해도 한국 과학자들은 수상에 실패했다. 특히 일본 수상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한국인 수상자가 없는 것을 두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은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는가. 또 이를 위해 KISTEP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어떤 것이 있나.
▲ 우리 과학기술계는 매년 10월 첫 주 노벨상 발표할 때만 되면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기가 죽어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렇게 기가 죽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가(R&D) 사업은 1982년 130억원 수준으로 시작했지만 기초연구는 90년대 중반에야 비로소 본격 지원을 시작했다. 불과 30여년 경과한 점을 감안하면 결코 실망할 일은 아니다.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과학기술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기초연구 수준도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우리도 앞으로 5년 이내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단 한번 수상자가 배출되면 우후죽순처럼 계속 수상자가 배출될 것으로 본다.
KISTEP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연구자가 안정되고 신명나는 연구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은 연구, 잘할 수 있는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자 중심의 지원제도’ 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각 부처마다 서로 다른 규정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한 프로젝트지원시스템(PMS·Project Management System)추진단을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김상선 원장은 내년에 KISTEP 설립 20주년과 충북 혁신도시(진천) 이주를 앞두고 각오가 남다르다. <사진=이태구 기자>

= 과학 분야에서 중국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앞으로 과학계와 ICT업계 등에서 중국의 진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또 KISTEP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R&D 현황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대비하고 있나.
▲ 얼마전 KISTEP 수요포럼 주제가 ‘중국의 대약진: 한국의 기회인가, 위기인가?’였다(KISTEP은 격주 수요일 각기 다른 주제로 포럼을 열고 있다. 관계자는 포럼을 진행한지 약 5년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매일 들려오는 새로운 뉴스에서 중국 관련 소식이 빠지지 않는다.
중국을 보다 더 잘 알고 대응해야 한다. 이기고 지는데 집중하기보다 중국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바이오의료와 안전한 먹거리, 환경, 바이오매트릭스, 사물인터넷(IoT)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영향력을 인식하고 중국 발전 수요에 맞춰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 또 중국 뿐 아니라 선진국, 개도국 등과의 국제협력도 중요하다. 특히 인접국가인 한국·중국·일본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 정부에서 30년 동안 과학기술정책을 펴왔고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장과 한국과총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 과학기술자문위원으로 지내면서 정부와 민간 가교 역할도 많이 했다. 과학기술을 보는 정부와 민간의 시각차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차이점과 정부와 민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효율화해 나갈 방안이 있다면.
▲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국가관과 애국심, 책임감, 열정이 대단하다. 현장과 유리된 정책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의미가 없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현장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과학기술계와 함께 미래를 열어간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제도를 위한 제도, 정책을 위한 정책은 없는지 돌아보고 기존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이슈를 발굴해 해결방안을 찾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

= ‘소통과 협력’을 KISTEP 핵심기반 가운데 하나로 언급했는데 기관장으로서 직원과 소통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 눈 뜨면 가고 싶은 직장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줄탁동기’라는 말처럼 각자의 악기가 자기 소리를 제대로 낼 때 아름다운 오케스트라가 완성된다.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사를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학기술계와는 현장에서 목소리를 듣고 힘을 합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과학기술강국을 지향하는 ‘흔들리지 않는 과학기술발전 기본 틀’을 마련하고 싶다.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핵심 이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학기술계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은 KISTEP이 출범한지 20주년 되는 해다. 내년 12월에는 본원도 충북 혁신도시(진천)로 이전한다. 지난 20년을 훌륭하게 보낸 만큼 앞으로 20년을 맞이할 진천 시대도 성공적으로 개막하고 싶다.

◇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은?
- 1978년부터 30여년간 과학기술부 공보관과 과학기술협력국장, 주미대사관 과학참사사관, 정책홍보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 8월 공직에서 퇴임했으며 그해 공무원으로 맡은 바 다한 공로를 인정받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공직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한국과총 사무총장,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과우 봉사단장 등 과학기술정책 전반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평소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을 즐기며 "오늘은 남은 인생의 첫번째 날"이라는 문장을 좋아한다. 

여용준 기자  dd0930@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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