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KT와 LG유플러스의 5G 장비 업체 선정이 임박하면서 화웨이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화웨이에서 공급하는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동안 화웨이 통신장비에 백도어(Backdoor) 프로그램이 설치되고 중국으로 데이터를 유출할 수 있다는 '사이버 스파이' 가능성이 지속해 제기됐다.

화웨이는 자사를 둘러싼 보안 이슈와 관련, 문제를 제기 받은 사안이 한 번도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상원 의원들이 캐나다 정부에 화웨이 5G 장비 입찰을 배제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내는 등 화웨이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화웨이는 "화웨이 제품과 솔루션은 현재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 포춘 500대 기업 및 170여 개 이상 국가의 고객과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에서 공포된 수출 규제 조치를 따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화웨이는 최근 사이버 보안에 대한 자사의 입장을 표명하고 2013년 LG유플러스를 통해 4G 롱텀에볼루션(LTE)장비를 국내에 도입한 바 있고 한국에서 보안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음도 강조했다.

또 캐나다 사이버 보안 센터 최고 책임자인 스콧 존스가 "캐나다가 화웨이 장비 금지 조치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것을 인용, 미국과 호주의 화웨이 장비 입찰 금지 조치가 여러 국가로 퍼져가는 분위기가 아니라고도 일축했다. 한국 정부가 보안 검증을 요구한다면 언제든 따를 것이라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국내의 경우 화웨이 장비 도입 가능성이 있는 KT와 LG유플러스가 5G 장비 업체 선정을 미루고 있다.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이슈가 종결되지 않으면서 '보안 이슈'에 따른 여론의 비난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화웨이를 배제하고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에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3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논란에는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냔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중이다. 이에 미국과 호주가 화웨이 장비 도입 금지 조치에 앞장서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는 화웨이 통신 장비뿐 아니라 스마트폰의 진출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호주 역시 화웨이와 함께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ZTE의 자국 진입을 거부하고 있다.

2013년 LG유플러스가 화웨이 4G 롱텀에볼루션(LTE) 장비를 들여왔을 때도 용산 미군 기지 근처에 화웨이 장비를 쓴 기지국을 두지 않겠다는 조건이 붙은 바 있다. 주한 미군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미 정부의 우려에 따른 조치였다. 

현재 LG유플러스는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KT는 당초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황창규 회장이 "화웨이를 비롯한 다수 제조사 장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밝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 회장은 지난 10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국감에 출석해 "중요한 것은 KT의 서비스 목적에 맞아야 한다”며 “KT가 5G 시대에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가장 잘 그려낼 제조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 장비 배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4G LTE 구축 당시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제품을 병용했고, LG유플러스는 이에 더해 화웨이 장비까지 병용해 망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는 5G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 LTE와 5G가 복합표준형태로 구축되는 만큼 호환성 확보차원에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는 중국 화웨이가 점유율 28%로 1위, 스웨덴 에릭슨이 27%로 2위, 핀란드 노키아가 23%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 점유율로 세계 5위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는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40%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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