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A갤럭시 이벤트'가 열린 가운데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이 갤럭시A9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중가 스마트폰에 혁신 기술을 대거 적용하며 허리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통해 혁신기술을 선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A 갤럭시 이벤트’를 열고 세계 최초 후면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A9를 공개했다. 

‘갤럭시 A9’은 스마트폰 후면에 2400만 화소 기본 렌즈뿐 아니라 망원렌즈, 초광각렌즈, 심도렌즈를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보고 느끼는 세상을 촬영하고 공유할 수 있는 쿼드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최초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A7을 공개했다. 갤럭시A7은 후면 2400만 화소와 500·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800만 화소 카메라는 120도 초광각 카메라로 사용자의 시선과 가장 일치하는 촬영이 가능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이 멀티 카메라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가 아닌 중가 브랜드인 A시리즈에 멀티 카메라를 장착한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특히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아닌 제품에 ‘A 갤럭시 이벤트’라는 대규모 행사까지 열면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의 경우 전작인 갤럭시A6이 39만6000원, 갤럭시A8이 59만9500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갤럭시A7은 50만원대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CNBC와 단독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플래그십 모델에 먼저 적용한 뒤 중가 모델로 옮겼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신기술과 변화의 포인트를 중가 모델에 먼저 적용할 계획”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오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올 초부터 전략을 상당부분 수정해 혁신 기술에 대해 필요하면 중가 모델에 먼저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전략이 가성비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이 정체된 가운데 애플을 제친 화웨이에 턱 밑까지 추격을 당하고 있다. 점유율 1위를 지키던 인도 시장에서도 샤오미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샤오미는 8월 갤럭시노트9와 거의 동일한 성능을 가지면서 30만원대 가격을 유지한 ‘가성비 깡패폰’인 포코F1을 출시해 인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A갤럭시 이벤트'가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갤럭시A9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 뿐 아니라 LG전자도 중가 브랜드인 Q시리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8월 50만원대 중가 스마트폰인 Q8을 출시했다. Q8은 스타일러스펜을 탑재해 메모 기능을 강화하고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 Q7의 경우 방탄소년단(BTS) 에디션을 출시해 글로벌 소비자들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기도 했다. 

애플은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의 생산을 중단한 대신 새로운 중가 모델인 아이폰XR를 지난달 출시했다. 아이폰XR은 미국 기준 749달러로 약 84만원 수준이다. 50~60만원대의 타사 모델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지만 100만원대의 아이폰XS나 120만원대의 아이폰XS맥스를 구매하는데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모델이다. 

아이폰XR은 6.1인치 LCD 디스플레이에 아이폰XS와 동일한 A12바이오닉 칩을 장착했다. A12바이오닉은 세계 최초 7나노 공정을 적용한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또 알루미늄 바디를 채택해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폰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된 한국에는 이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부터는 국내 시장에서도 중가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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