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의 제조공장, 빌딩, 오피스 등 전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하겠다고 공표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삼성과 LG 등 국내 다수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을 사용하는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미 에너지전환에 앞서가는 구글과 애플 등 세계적 기업들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력 거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RE100(Renewable Energy 100)’ 참여 기업은 10월 기준 140여 곳에 달한다. RE100이란 기업들이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이다.

이에 발맞춰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 중국의 제조공장, 빌딩, 오피스 등 전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어 “2020년에는 세계 전체에서 3.1GW급 태양광발전설비에서 생산되는 재생전력을 사용할 예정으로 이는 국내 4인 기준 11만5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며 “또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수원과 화성, 평택 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등에 약 6만3000㎡ 규모의 태양광‧지열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사용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도 신재생 에너지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별히 LG전자는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1995년 태양광 연구를 시작, 2010년 첫 태양광 모듈을 출시했다. LG전자 태양광 사업은 사이니지·에너지 저장장치(ESS)·에너지 관리 솔루션(EMS)과 함께 기업 간 거래(B2B) 사업본부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태양광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향후에도 꾸준히 태양광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에도 품질 보증기간을 확대하는 등 정책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LG전자는 올해 5월 호주에서도 고효율 태양광 모듈 네온R와 네온2 보증기간을 25년으로 늘린 바 있다”면서 “이 같은 매출확대가 B2B 사업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한편에서는 기업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전력 수급을 확충할 수 있는 여건이 현실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거래가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부재한 점이 장애요소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인증 구매나 재생에너지 공급계약 시스템 등이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다. 에너지원을 선택해 전력을 수급할 수 있는 다른 나라들과 처한 상황이 비교가 된다.

상황이 이런데 관련 법제 처리는 미흡하다. 지난 7월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 공동대표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기를 전력생산자가 효율적으로 판매하고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명시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지만 현재 소관위에 접수된 상황이다.

이에 국내에 법제 개선과 시스템 구축으로 자유롭게 재생에너지 전기를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만들고 수출을 하는 산업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글로벌 대기업들의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이 거의 없다“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국내에서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모든 산업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예정이라 국내 대기업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력거래에 관련한 법제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대기업의 움직임이 국내 하청업체들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게 전력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고려해 2018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삼성전자 협력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돕기 위해 2019년부터 CDP Supply Chain에 가입해 구매금액 기준 상위 100대 협력사가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수립하도록 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명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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