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가 판매가 인상, 폐열발전설비·ESS 구축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사진은 쌍용양회 동해공장 폐열발전설비.<사진제공=쌍용양회>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원자재 가격 인상과 건설수주 감소로 홍역을 치른 시멘트업계가 판가 인상, 에너지 설비 구축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이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쌍용양회 2분기 매출액은 2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영업이익도 16.3% 감소했다. 성신양회는 2분기 매출액 179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38.6% 줄었다. 삼표시멘트의 2분기 매출액은 같은 기간 동안 14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3% 줄었고,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86.7% 하락했다. 

아세아시멘트는 2분기에 지난해 말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전년(1341억원) 대비 82% 성장한 24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전년(240억원) 보다 28% 올랐지만, 영업이익률이 작년(17%)보다 5%포인트 줄어든 12%로 감소했다.

시멘트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건설수주 감소와 원료로 들어가는 유연탄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2분기 전국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6.9% 줄어든 32조1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2분기 27.4% 급감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유연탄 가격 인상도 실적 감소 요인 중 하나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유연탄 가격은 톤당 93달러(10만4941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톤당 105달러(11만8492원)로 나타났고, 3분기에는 118달러(13만3151원)까지 치솟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판매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다. 지난 2014년 레미콘업체들과 논의를 통해 정해진 시멘트가격은 톤당 7만5000원이다. 하지만, 현재 가격은 출혈경쟁으로 톤당 6만원대 후반까지 하락했다. 유연탄 가격이 인상됐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판매가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는 판매가를 약 10% 올린 7만원대 초반까지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와 레미콘협동조합 간 논의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전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폐열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시멘트공정에 사용되는 원가 중 전력비는 10% 가량을 차지한다. ESS는 전력단가가 낮은 시간대에 충전 후 단가가 높은 시간대에 방전해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장비다.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이미 전기사용료 인상 대책으로 공장에 ESS와 폐열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쌍용양회는 동해공장에 세계 최대 규모인 43.5MWh 폐열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지난 4월부터 전력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심야시간에 전력을 충전해, 낮 시간에 대신 활용하는 22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도 가동된다. 폐열발전설비와 ESS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동해공장은 매년 300억원 이상 전력비를 절감하게 된다.

한일시멘트도 현재 단양공장에서 폐열발전설비를 운영 중이다. 폐열발전설비는 최대 26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단양공장 전체 사용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단양공장에 설치한 ESS설비는 48MW급으로 시멘트업체들이 설치한 시설 중 가장 큰 용량이다.

또 한일시멘트는 지난 2011년부터 연간 약 16만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폐열발전설비를 가동 중에 있다. 이는 단양공장 전기 사용량의 약 30%에 해당되는 전력량으로, 연간 약 100억원의 전력비 절감이 가능하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ESS를 설치했다. 이 시스템의 배터리 용량 기준 9.3MW 급으로 연간 약 12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불러올 것으로 분석된다. 제천공장 부지에 16.5㎿급 폐열회수발전설비를 설치해 8만3000㎿h의 전기를 생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업계 실적 부진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됐기 때문에 하나씩 풀어나가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가격 인상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에너지 설비는 장기적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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