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단독주택가.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 올 추석 때 차례를 지내기 위해 대구의 큰아버지 집을 방문한 정현수(43)씨는 기승전 부동산 이야기에 지쳤다. 대학교 입학, 아이계획, 결혼계획 등을 묻는 것보다 “그때 서울 아파트 한 채 샀었어야 했다”는 말이 더 스트레스다. 정 씨는 “어딜 가도 부동산 이야기와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마치 1년 전에 있었던 비트코인 붐이 다시 일어나는 것 같다”며 “비트코인에 미쳤던 대한민국이 이제 아파트에 미쳤다”고 말했다.

# 지난해 4월 단독주택으로 내 집 마련을 한 김창우(37)씨는 최근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평생 내 집으로 삼을 수 있다는 편안함은 물론, 1~2개월마다 큰돈이 오르내리는 집값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최근 치솟고 있는 집값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데 남과 비교하면 끝도 없다. 남 눈치 안 보고 본인이 진정 원하는 집을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닷새간 이어진 올 추석의 최대 화젯거리는 단연 부동산이었다. 정부와 지자체가 손을 잡고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흔들리지 않고 상향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집값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출범 1년 4개월 동안 8개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종부세, 보유세를 대폭 올리고 대출을 막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로 KB부동산의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을 살펴보면 10월 서울 중위 아파트 가격은 8억2975만원, 강남 중위 아파트 가격도 10억529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5개월 만에 35% 가량 오른 것이다.

이렇게 집값이 하늘을 찌르듯이 높아지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서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 직장인 평균 연봉 상승률은 6% 수준이지만 서울 집값은 연봉 상승률 6배 높게 뛰었기 때문이다.

기형적인 아파트가격 상승 현상뿐만 아니라 가격 담합까지 가세하며 부동산 시장을 혼란시키는 아파트에 대한 반감이 생기면서 아파트 외 다른 거주지를 찾는 수요자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시니어 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단독주택이 30~40대 젊은 수요자들에게 눈길을 받으며 단독주택 시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최근 분양한 단지형 단독주택 2곳과 아파트 2곳의 계약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3040세대 비중은 단독주택 67%, 아파트 64%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거래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5년 1월 수도권 단독주택 거래량은 1775건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2836건으로 3년 만에 무려 60%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의 인기는 청약 경쟁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GS건설이 선보인 블록형 단독주택인 ‘자이더빌리지’의 경우 총 525가구 모집에 총 1만7171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3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으며 태영건설의 ‘라피아노’도 최고 205대 1, 평균 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분양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알비디케이와 태영건설이 경기 파주시 목동동 일대에 분양하는 ‘운정신도시 라피아노’는 전용 84㎡ 단일면적이며 총 402가구 규모다. 해당 단독주택은 GTX-A노선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산내초, 산내중, 운정고 등의 학군을 갖는다. 이 외에도 운정호수공원과 산내공원, 운정건강공원 등이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경기 김포시 양촌읍 일대에 분양하는 ‘김포 비앤뷰 빌리지’는 총 80가구 규모이며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팔봉산, 은여울공원 등이 있으며 나비초, 마산중, 솔터고 등의 학군을 갖는다.

경제만랩 오대열 리서치팀장은 “매달 달라지는 아파트 가격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단독주택은 아파트나 빌딩보다 활용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어 단독주택만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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