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설비로 인한 토지이용 제한 문제를 해결한 영농병행 태양광 발전소.<사진제공=한수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농업과 태양광 발전을 병행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사업이 본격적으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정부와 산하 공공기관들이 시범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시적 성과를 염두에 둔 실증사업 추진에 나서는 모양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한국전력 발전5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영농형 태양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상부에 식물 생육에 필요한 일조량을 투과하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개념으로 벼농사를 그대로 지으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산업부는 내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19.4% 증액한 1조5311억원으로 책정하고 영농형 태양광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은 농가소득을 증대하고 친환경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땅덩이가 좁은 한국에 매우 유익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한수원은 자체적으로 도출한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영농형 태양광사업 범위를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수원이 2017년 하반기 1988㎡(600평) 부지에 7만3125㎾ 용량의 발전소(375W 패널 4개)를 가동한 결과 발전량은 △6월 8612kWh △7월 7499kWh △8월 7883kWh △9월 8574kWh △10월 7265kWh △11월 6339kWh △12월 6019kWh △2018년 1월 5698kWh를 기록했다.

국내 1가구당 한달 평균 전력사용량이 300kWh 수준임을 고려하면 전력피크철인 여름 한 달 치 영농형 태양광 발전량(8000kw)으로 26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농가 1가구당 평균 500평의 농지를 확보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1가구 농지에 발전소를 설치하면 20가구 이상 전력 확보가 가능해 침체된 농가를 살릴 묘안”이라며 “또 태양광 발전사업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부지 감소와 부동산 투기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유휴부지 밀집지역과 인근농지를 활용해 영농형 사업을 대규모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지난 3월 서산시 소재 영농조합법인 농지 약 60만평을 활용한 사업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인허가와 임대차 계약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전 발전5사도 정부의 추진 움직임에 발맞춰 영농형 태양광사업으로의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국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지를 영농형 태양광으로 활용하거나 조계종이나 사학재단 등의 소유 부지를 재생에너지 발전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6월 경남 고성군 하이면 일대 농지 2480㎡(약750평)에서 100kW급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해 쌀 수확량 85%를 거두는 등 농사와 태양광발전의 겸작 가능성을 입증했다.

남동발전은 이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실증사업에 나선다. 우선 지자체 공모절차를 거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24개 지역에 2400kW 규모의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전남도청과 영농형태양광 보급‧지원사업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남동발전은 이를 통해 향후 4년간 총 50억원 규모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할 예정이며 전남도와 협업을 통해 영농형태양광 6개소를 설치하고, 사후관리를 지원할 방침이다.

에너지공단은 영농형 태양광사업에 참여하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지원 확대에 나선다. 공단은 올 하반기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장기저리 정책자금 융자를 지원한다. 평균이자 1.75%,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시설투자비의 90%로 정해졌다. 또 신재생에너지 20년 고정가격(SMP+REC) 입찰시장 참여시 가점을 부여한다.

이상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앞으로 많은 농민들이 영농형 태양광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개선 및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 기여는 물론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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