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삼성전자 서초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과 LG가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극과 극의 분위기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최소한의 인사만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LG전자는 구광모 회장의 취임 후 첫 임원인사인 만큼 새 판을 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221명이 승진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2013년 227명 이후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다. 이 중 반도체와 부품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만 역대 최대 규모인 99명이 승진했다. 

다만 올해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실적이 둔화되고 반도체 역시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승진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60세 이상 임원들에 대한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올해는 인사교체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지난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각 계열사의 임원인사는 미전실을 통해 이뤄졌으나 해체 이후 계열사 이사회를 중심으로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 때문에 11월 삼성전자 임원인사를 실시한 후 2월 금융계열사 인사까지 3개월에 걸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임원인사에 대해 “시기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 인사가 크게 늦어진 점을 감안해 빠른 시기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임원인사에 대해 현재로써는 어떤 것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LG는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12월 초 그룹 임원인사가 이뤄졌다. 올해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후 맞는 첫 임원인사인 만큼 대규모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LG그룹의 부회장 6인 중 절반이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직후 ㈜LG의 하현회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리를 바꾸는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LG그룹의 부회장단은 이들 외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이 있다. 이들 중 절반이 물러날 경우 연쇄이동으로 인사이동 규모가 대폭 커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 LG그룹의 연말 승진인사는 150명 수준이었으나 부회장단의 교체가 있을 경우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LG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인 157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구 회장이 성과주의와 함께 신사업 육성에 따른 인사를 단행할 경우 올해 승진인사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이 골고루 준수한 실적을 거둔데다 실적 부진에 빠졌던 LG디스플레이도 하반기 실적 개선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200억원 적자로 1분기 983억원, 2분기 2281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승진인사와 함께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LG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등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력 보강 등 조직개편이 이뤄졌으나 올해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 바이오 등 미래사업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 오스트리아의 헤드램프 전문 전장기업인 ZKW를 인수한 후 전장사업에 대한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만큼 이에 따른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13일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전자의 ‘레이저 헤드램프’와 LG디스플레이의 ‘투명 플렉시블 OLED’ 등 신기술을 둘러봤다. 

증권가에서는 LG의 주요 계열사들이 ZKW의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히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늘어날 전기차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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