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정부의 초강력 대출규제 발표와 금리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내 집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9·13 대책 대출규제를 즉각 시행한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대출상품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내달 정부의 초강력 대출규제 발표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가계에 ‘이중고(二重苦)’가 예고되고 있다. 내 집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기준을 도입해 실시할 방침이다.

DSR은 개인의 연소득에서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마이너트통장, 자동차할부금 등 모든 가계 대출이 포함된다.

DSR 관리지표로 도입되면 올 초 한층 강화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함께 ‘대출규제 3종 세트’가 작동한다. 여기에 9‧13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가계가 은행 문턱을 넘기 더 어려워졌다.

즉 무리하게 빚을 낸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신규 대출을 받거나 한도를 늘릴 수 있는 길이 막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대출자는 사방에 구멍하나 없는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외부적 악재까지 들이닥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6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연 2.00~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들어 3월, 6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인상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현재 10개월째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하고 있어 한미 금리 격차는 0.75%로 확대됐다.

두 나라 간 금리 차가 2007년 이래 1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지면서 한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보다 미국 금리가 더 높아지면 국내 은행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10월 또는 11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달 연 1.89%(잔액 기준)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2개월 연속 상승세다. 현재 연 최대 4% 중후반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안에 연 5%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매매가 직격탄을 맞는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정부의 전방위 대출규제로 고충을 겪고 있는 부동산 매매시장은 금리 상승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래량이 절감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DSR 평균금리 수치가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평균금리치 인상으로 DSR 부담이 더 커지면 실수요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악재를 자초한 것은 정부라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투기 세력을 걸러 실수요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을 겨냥한 규제 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놨지만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되레 과열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는 피해를 보고 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다.

근래 최고의 규제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9‧13 부동산 대책도 시장은 비웃어 넘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10일부터 17일까지 소비자 동향조사를 보면 주택가격 전망은 10p 상승해 119까지 치솟았다. 무려 35개월 내 최고치다.

노우창 한국주택문화연구원 기획실장은 “주택거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이미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 부동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며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줄줄이 규제에 금리인상이 겹친 악재 여파가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애먼 실수요자들에게 몰아닥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규제에 금리인상 기류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의 자금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수요자 대출은 원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앞으로 제도의 세부적 내용은 조금씩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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