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짜 그래?” “무슨 뜻이지?” 새로운 것을 좋아하거나 몰랐던 것을 알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일상 속 호기심, 소소한 문제, 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흥미롭게 해소시켜 드리는 코너 [소문e답]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서울의 한 H&B(헬스앤뷰티)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생리대를 고르고 있다. <사진=최유희 기자>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국산 생리대 발암물질 있다고 해서 이제 해외 직구만 사용하잖아.” “몸에 직접 닿는건데 발암물질 나왔다고 하니까 찜찜하긴 하네요.” “생리대 자체에 유해성분 있다고 해서 생리컵으로 갈아탔어.”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상품후기 등에 올라오는 생리대 관련 댓글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불안에 누구 하나 속 시원한 답을 주는 곳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다수 여성들이 ‘발암물질 없는 생리대’를 검색하며 안전한 생리대를 구매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난해 8월 일상에서 대중적으로 사용하던 생리대 제품에서 발암물질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대한민국 여성들을 발칵 뒤집어놓으면서 불안에 떨게 했다.

식약처가 당시 발표했던 제품 리스트는 중형생리대 △트리플라이프 ‘그나랜시크릿면생리대’ △깨끗한나라 ‘순수한면 울트라슈퍼가드’ △유한킴벌리 ‘좋은느낌2 울트라 중형 날개형에이’ △엘지유니참 ‘바디피트 볼록맞춤 울트라슬림 날개형’ △엘지유니참 ‘바디피트 귀애랑 울트라슬림 날개형’ △P&G ‘위스퍼 보송보송케어 울트라 날개형’ 등이다.

팬티라이너는 △깨끗한나라 ‘릴리안 베이비파우더향(수퍼롱)’ △깨끗한나라 ‘릴리안 로즈(수퍼롱)’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좋은순면라이너’ △유한킴벌리 ‘화이트 애니데이 로즈마리향’ △유한킴벌리 ‘화이트 애니데이’ 등이다.

아울러 VOC가 검출된 생리대를 사용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출혈량 감소, 주기 불규칙화, 생리통 심화 등이 있다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실제로 논란이 된 이후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VOC는 우리가 매일 숨 쉬고 마시는 공기 중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VOC는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특성을 가진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을 통틀어 의미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로 지정되는 여러 가지 물질들을 통틀어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라고 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생리대 판매대의 모습 [연합뉴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화학물질 수백 종을 하나로 묶어 독성물질이라 칭하는 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으며 VOC 자체가 독성물질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VOC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전달과 어설픈 연구결과 발표로 인해 소비자에게 공포감과 혼란을 가중시켜 독성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으로 전국민적인 케모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를 조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VOC는 그 종류만 해도 수백 종에 이르며 공기나 물 등 자연에도 존재하며 레몬, 자동차, 건축내장재 또는 화학합성섬유와 그로부터 제작된 의류, 마스크와 일회용 밴드와 같은 기타 생활용품 등에서도 검출된다.

식품을 저장·가공·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만들어지며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 향수에도 있으며, 피톤치드처럼 인체에 좋은 영양을 주는 물질도 포함돼 있다.

여성들 사이에 은연중에 퍼진 생리대 발암물질 논란은 지난 1년간 관련 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생리대를 대체하는 생리컵, 면생리대 등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생리대 제품 역시 기존에는 흡수력과 냄새 걱정 없다는 광고를 주력했다면, 사건 이후에는 유해성이 없는 천연 소재, 성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우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VOC와 올바른 생리대 사용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며 “일례로 오랜시간 착용 하면 생리혈과 같은 분비물이 생리대에서 각종 세균 번식을 일으켜 우리 몸에 오히려 안 좋게 작용할 수 있으니 수시로 교체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 생리대 포장지에 전 성분 표시가 의무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생산 생리대 제품 315개와 해외 직구 생리대 제품 15개에 대해 휘발성유기화학물, 농약 등 유해 성분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팬티라이너는 공산품으로 분류됐으나, 이제 위생용품으로 분류하고 관리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