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화면 캡처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1GB당 2000원~3000원대의 불법 데이터 상거래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동영상 시청, 스마트폰 게임 등 통신 기기 활용 서비스의 '미디어화'가 가속되는 중이다. 이통 3사가 고가 요금제에 혜택을 집중하며 데이터 수급 불균형을 일으키고 있는 점도 이 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버에만 2만6000여 개 불법 데이터 상거래 글... 이미 대중화

27일 기준 네이버 카페 글 검색에 '데이터 1GB'를 입력하면 판매·구매 요청 글을 합쳐 2만6000여 개 게시물이 등장한다. 고가 요금제에 가입한 사용자의 데이터는 남고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사용자의 데이터 쪼들림 현상은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으로 불법 데이터 상거래가 활발하다.

이 같은 데이터 상거래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맘카페에서도 활발하게 나타난다. 데이터 구매를 원하는 이들은 "중저가 요금제 사용에 따라 월말이 가까워질수록 데이터 부족에 시달린다"고 호소하거나, "어린 자녀들이 와이파이를 끈 채 동영상을 보고 게임을 해 LTE 데이터가 모두 소진됐다"는 등의 이유로 불법 데이터 상거래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데이터 상거래는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이미 대중화가 됐다. 사용자들이 약 1만원의 비용을 아끼면서 필요한 데이터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는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데이터 모바일 상품권은 1GB당 1만3000원~1만5000원에 구매해야 하는 반면, 온라인 상거래에서는 6분의 1가량의 가격만 지불하면 된다. 사용하지 않는 기프티콘과 교환 또한 가능하다.

지난 1년간 (2017년 9월~2018년 9월)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데이터 상거래 관련 글이 6076건에 달할 정도로 시장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 수급 불균형... '중간 구간' 요금제 부재 지적도 

이 같은 시장 형성 배경에는 사용자의 데이터 수요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중간 구간' 요금제가 부재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3사 모두 요금제 개편을 완료했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장의 실제 수요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월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은 7GB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3사 모두 7GB를 하회하고 있다. 여기에 6만원대 이상 요금제(선택 약정 제외)를 사용하는 고객의 월 데이터 제공량은 중저가 요금제 사용 고객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6만원대 (100GB 기본 제공)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A 씨는 "데이터 1.2GB 제공의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다 보니 데이터가 금새 소진되고, 일상에서 와이파이를 켜야되는 횟수가 빈번했다"며 "결국 몇만원을 더 주고 대용량 요금제로 갈아탄 이후에야 불편함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절반도 못 쓰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고, 그냥 남는 데이터를 버리기보다는 기프티콘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으로 교환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만원대에 (16GB 기본 제공· 매일 2GB 추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B 씨도 "중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면 데이터 기근은 당연히 겪게 되는 일이고, 주머니 사정을 떠나 일상에 불편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고가 요금제 선택이 불가피한 것이 현실" 이라면서 "남는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 활발해지는 것은 중간격인 요금제가 없기 때문인 데다 어차피 남는 데이터를 저가에 다른 이를 위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 상거래는 그저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B 씨는 "이 같은 현상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약관 위반 등 불법이라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데이터 기근 벗어나려면 6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 불가피해 

통신 3사가 중저가보다는 고가 요금제에 혜택을 집중하고 사용자들이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한단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실제 SK텔레콤이 최근 개편한 T플랜 요금제 중 '스몰'은 월3만원대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하고 '미디엄'은 5만원에 기본 데이터 4GB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6만원대의 '라지'를 이용하면 월 기본 데이터 100GB의 사용이 가능하다. 스몰에 비해 라지 요금제가 약 83배나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중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의 혜택 차이가 큰 것이 현실이다. 

금액이 더욱 올라갈수록 데이터 제공량은 '껑충' 뛴다. 7만원대의 T플랜 패밀리는 기본 데이터 150GB, 10만원대의 인피티니는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다. 

KT의 경우도 비슷하다. 데이터 온 요금제 중 '데이터 온 톡'은 월 4만원대에 기본 데이터 3GB를, 데이터 온 비디오는 6만원대에 기본 데이터 100GB를, '데이터 온 프리미엄'은 월 8만원대에 데이터 완전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5만원대 '추가 요금 걱정없는 데이터 59'와 4만원대 '추가요금 걱정없는 데이터 49'는 각각 6.6GB와 3GB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한다. 반면 7만원대 '속도 용량 걱정없는 데이터 78'은 데이터 무제한, 6만원대 ‘추가 요금 걱정없는 데이터 69’는 매일 5GB씩 월 최대 155GB(31일 기준)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다만, 중간 요금 구간의 부재가 이 같은 데이터 상거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 같은 거래가 통신사의 약관 위반임은 분명한 것이 실정이다. 이통 3사는 불법 데이터 상거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주고받기' 횟수와 '용량 제한'을 운영하고 있다.

통신 3사는 결합 가족을 제외하고 2GB까지 데이터 나눠쓰기를 가능하게 제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 간 회당 100 MB에서 1GB까지 선택해 월 2회, 최대 2GB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KT는 데이터박스 앱을 통해 월 최대 2GB까지 나눔이 가능하도록 제한 중이다. LG유플러스도 한 번에 100MB에서 1GB 단위, 휴대폰 번호 당 각각 월 2회까지 데이터 나눔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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