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부동산신탁' 진입장벽 낮아진다… 금융위 "경쟁 촉진시킬 것"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금융위원회가 일반 손해보험과 부동산신탁 시장 경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진입장벽을 낮춰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공개한 보험업,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두 업권은 대형사 점유율이 높고 신규 진입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가위에 따르면 보험업 가운데 일반손해보험업은 시장집중도지수(HHI·Herfindahl-Hirschman Index)가 1200~2000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집중시장’에 해당하는 수치다.

손보업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빅4'의 시장점유율이 60~80%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자동자보험은 손해율 상승으로 HHI가 1400~1800사이를 기록하며 '경쟁시장'으로 평가됐다. 실손의료보험을 비롯한 장기손해보험은 HHI가 1472로 집게됐지만, 생명보험업과 경합하는 시장 구조를 고려해 경쟁시장으로 평가됐다.

생명보험 HHI는 994를 기록했다. 생보업은 생존·사망·생사혼합보험 등 지수가 하락 추세이고, 장기 저금리 상황까지 고려하면 경쟁시장에 해당한다.

평가위는 "시장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지만,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손보사와 계열사 간 '비경쟁 시장'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반 손해보험은 개인·기업에게서 우려되는 위험을 보장하는데도 경쟁도가 낮은 편"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기업 보험 내에서 재벌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에 평가위는 "상품·채널 등에 특화된 보험사 진입으로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9년 이후 신규 진입이 없었던 부동산신탁업은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신탁사는 11년 째 11개로 유지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6705억원, 당기순이익 5047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3.7% 등 수익성·건전성 부문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주목받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경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나며 신규 사업자 진입이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은 2478의 HHI를 기록하며 토지신탁 이외 신탁(HHI 1288), 관리형 토지신탁(HHI 1236) 등 타업권보다 경쟁 촉진이 시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가위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금융업권 가운데 가장 낮은 경쟁도를 보여 적극적이고 유연한 진입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위는 발표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부터 채널·상품 특화보험사에 인가정책을 펼칠 방침이다. 이에 정보기술(IT) 보안, 반려동물 등에 특화된 온라인보험사 설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동산신탁 신규인가를 추진하는 방안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경쟁도 평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천명하며 처음 실시됐다. 올해 4분기에는 은행업과 금융투자업, 내년 1분기에는 중소금융에 대한 평가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