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준비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부회장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신기술 확보 차원의 전략적 제휴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글로벌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자율주행·커넥티드카·수소차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전방위적 해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의 비전을 미래차에서 찾았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 선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미래차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지난 1월 열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차량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인공지능 △미래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 5대 신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와 중국에서 각각 개최된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과 '2018 CES 아시아'에서도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19일 스위스에 본사를 둔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웨이레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홀로그램을 활용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개발키로 협의했다. 앞선 지난 5월과 7월에는 레이더 전문 개발 업체 '메타에이브', 이스라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 업체 '오토톡스'와 각각 제휴를 맺고 차세대 커넥티드 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카셰어링 시장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 △한국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 전문 업체 '메쉬코리아'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 △중국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 업체 '임모터' △호주의 P2P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 등 6개 업체와 상호협력을 맺었다. 미국과 유럽, 아태지역을 잇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밸트'를 구축한 현대차는 미래 기술과 공유경제를 결합한 서비스를 개발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6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 폭스바겐그룹 아우디와 동맹체제를 구축했다. 수소차는 전동화 기반의 차량 중 가장 진화한 형태로, 잠재력이 큰 미래 친환경 기술 분야로 평가 받는다. 양사는 수소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협업을 지속하게 된다.

글로벌 전문가 영입에도 힘쓰고 있다. 미래차부터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까지 전 분야를 망라한다.

현대차는 이달 14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 스페이스이노베이션담당 상무로 폭스바겐그룹 출신인 코넬리아 슈나이더를 선임했다. 슈나이더 상무는 글로벌 전시회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20년 이상 브랜드 전문가로 근무한 만큼, 현대차와 고객간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책을 맡았다.

7월에는 마틴 뷔어레 BMW코리아 R&D 센터장을 전략기술본부 이사로 영입했다. 현대차 전략기술본부는 인공지능·모빌리티·자율주행·스마트시티·로봇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부서로, 정 부회장이 직접 관할한다.

BMW 고성능 브랜드 'M'을 담당한 토마스 쉬미에라는 현대차 고성능 사업부 담당 부사장직에 올랐다.

상용차 경쟁력을 위해선 다임러 트럭 출신 마이크 지글러와 메르세데스-벤츠 출신 마크 프레이뮬러를 각각 상용R&D전략실 이사, 상용해외신사업추진 이사에 앉혔다.

이외에도 △부가티 출신 알렉산어 셀리파노브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 디렉터 △제너럴모터스(GM) 출신 이진우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 상무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고성능차 담당 사장 △벤틀리·GM 출신 이상엽 현대스타일링 담당 상무 등 다방면의 외부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재계 전반에서는 정 부회장의 미래 설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4일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 사실상 경영을 총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룹은 정 부회장의 승진에 대해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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