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으로 떠나기 전에 평양 백화원 영빈관 북측 근무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 /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4·27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환송만찬에서 건배사에서 밝힌 소원이다. 평상시 등산마니아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이 소원은 평양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 이뤄진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7시 27분 평양 국제비행장을 출발해 8시 20분 삼지연공항에 도착했고 미리 와 있던 김정은 위원장 부부 영접과 군악대, 의장대, 시민 환영을 받고 8시 30분 장군봉을 향해 (김 위원장 내외와 함께) 출발했다”고 밝혔다.

백두산 동반 방문은 김 위원장이 4월 당시 문 대통령 발언을 감안,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같이 백두산에 가자’고 파격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 만찬 이후,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첫 공개연설 자리에서 연설에서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를 소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20일 김 위원장과 백두산에 방문하기 위해 오전 6시 39분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나섰다.

숙소 앞에서 북한 주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오전 7시 27분께 백두산 인근인 삼지연 공항을 향해 이륙했다. 특별수행원은 고려항공을 이용해 오전 7시께 순안공항에서 출발했다.

순안공항에서 삼지연 공항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돼 8시 20분에 도착했다. 이후 8시 30분 환영행사를 마친 뒤 준비된 차편을 타고 장군봉으로 출발했다. 장군봉까지도 1시간가량 소요된다.

장군봉은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로 꼽힌다. 앞서 북한은 1989년에 백두다리에 궤도식 차량길을 건설해 산봉우리까지 오르는 도로를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당초 김 위원장을 고려해 트래킹이 아닌 차편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를 타고 백두산 중턱까지 이동한 후, 궤도 차량을 타고 정상에 올라갈 예정이었지만, 차편 역시 날씨가 좋으면 걸어 올라갈 변수도 있는 것으로 윤 수석은 전했다.

장군봉 정상에는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기상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날씨가 화창할 경우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 천지도 구경할 예정이다.

윤 수석은 브리핑에서 “백두산 트래킹을 마친 뒤 삼지연에서 오찬이 예정돼있다”며 “이후 공군 1호기로 갈아타고 서울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귀환 경로는 당초 평양을 거쳐 귀환할 가능성도 전해졌지만, 삼지연공항에서 서울로 바로 돌아오는 방안으로 확정됐다.

한편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명산이라고 불리는 백두산을 방문하는 것은 분단 이래 최초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이를 두고 “백두산에 함께 오른다는 것은 7000만이 함께 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제2의 도보다리가 재현될 거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집권 후 수차례 백두산을 등정한 바 있다. 북한은 백두산을 혁명의 성산으로 여기며 3대 세습을 선전하는 장소로 활용해 왔다.

백두산을 두 정상이 함께 오른다는 것은 분단의 역사를 뛰어 넘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의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민족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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