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사진)이 취임 두달 만에 문재인 정부의 방북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방북으로 '수장'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다지는 동시에 포스코의 핵심인 '철강 사업'과 미래 먹거리인 '비철강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9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18일~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포스코는 세계적 철강기업임에도 불구, 그동안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서 번번히 배제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6월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문 대통령의 첫 해외 일정인 미국 방문에 동행하겠다고 신청했지만, 거절됐다. 이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 방문도 계속 제외됐다.

문 정부의 '포스코 패싱'은 권 전 회장의 돌연 사퇴 발표로 기정사실화됐다. 당시 포스코는 "외압은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지만, 정부가 우회적으로 퇴진 압박을 준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이번 방북은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문 정부가 최 회장을 포스코 수장으로 인정하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그가 총수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북은 포스코의 철강업과 비철강업 모두에도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 "포스코는 남북 경제협력의 가장 큰 실수요자"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남북 경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적극적인 대북사업을 준비 중이다. 포스코 대북사업 TF팀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켐텍, 포스코대우 등 주력 계열사가 참여했다.

북한은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매장량만 57억50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가 이 철광석을 활용하게 되면, 운송비와 운송시간의 단축이 가능하다. 가격도 타 수입산에 비해 저렴해 철강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최 회장이 강조한 '비철강' 분야의 신성장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그는 취임 당시 "당분간 에너지 저장소재에 들어가는 양극재·음극재 원료개발을 포함해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구상을 밝혔다.

그룹 내 음극재를 생산하는 계열사는 포스코켐텍이다. 음극재 주원료인 마그네사이트와 천연 흑연 등은 북한에 대량 내장돼 있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5월부터 현지 광물자원 사전조사와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번 방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당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포스코가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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