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5G 장비 공급업체를 선정한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를 선택하면서 LG유플러스를 향한 화웨이 딜레마가 더욱 커지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장비업체 선정 결과가 확정 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KT도 SK텔레콤과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일 것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보안 이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한 업체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사 중 LG유플러스만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이에 대한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라는 시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도입 의지를 대외적으로 지속해 밝혀온 만큼 여론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G 주파수 사용 시점이 12월 1일로 다가옴에 따라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배제한 업체 선정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화웨이 5G 장비를 제외하는 움직임은 국내 통신업체 1위인 SK텔레콤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에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3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화웨이는 경쟁 업체보다 30%가량 저렴한 통신 장비 단가와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1분기 이상 앞선 3.5㎓ 대역 장비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5G 장비 시장을 장악할지 여부에 관심을 모아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화웨이 장비를 제외한 채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가 5G 주도권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은 배경에는 보안 이슈에 따른 여론 부담과 아울러 호환성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미국과 호주에 이어 인도 시장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는 배경에는 장비를 통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인 점을 들어 화웨이 통신장비에 백도어(Backdoor)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중국으로 데이터를 유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과 4위 통신사 스프린트는 5G 통신 장비 업체 가운데 한 곳으로 삼성전자를 낙점했고, 2위인 AT&T는 5G망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를 장비 업체로 선정하는 등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다. 3위 T모바일도 5G망 구축을 위해 에릭슨과 노키아 장비를 채택했다.

인도의 경우도 화웨이와 ZTE를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파트너 기업에서 제외하는 등 중국 장비 경계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호주도 화웨이와 ZTE의 자국 진입을 거부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4G 롱텀에볼루션(LTE) 구축 당시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제품을 병용한 반면 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까지 병용해 망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는 5G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 LTE와 5G가 복합표준형태로 구축되는 만큼 화웨이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재임 중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결정한 권영수 LG 부회장(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LG유플러스 임시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화웨이 5G 장비 도입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아직 들은 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체제에서도 입장에 변화 없이 자연스럽게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는 늦어도 10월 초까지 5G 장비 공급 업체 선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장비 업체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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