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서울 본사<사진제공=웅진그룹>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웅진그룹과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인수를 놓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코웨이 인수를 실패할 경우 중견렌털업체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웅진의 ‘플랜B’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최근 코웨이 인수에 소모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재무적 투자자로 받아들여 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MBK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27.17%)의 가치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9만1400원) 1조83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인수금액은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웅진은 자금을 확보차원에서 주력 계열사와 지주사를 통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웅진씽크빅은 지난달 31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1690억5000만원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새로 발행될 주식은 보통주 4200만주다. 

코웨이 인수를 위해 지주사인 주식회사 웅진도 이번 유상증자에 400억원을 출자하고 초과 청약도 실시한다. 아울러 3000억원을 추가 확보해 총 500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도 1조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총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모자란 나머지 금액은 펀딩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웅진이 자금 조달계획까지 밝혔지만, MBK측은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MBK 관계자는 “코웨이를 웅진에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MBK가 웅진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가운데, 웅진이 자금 조달계획을 공개할 때 차선책으로 공개한 중견렌털업체 지분 인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업체는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LG전자, 교원웰스 등이 있다. 각 업체의 지난달 기준 보유 계정은 SK매직 145만계정, 청호 135만계정, 쿠쿠 128만계정, LG 100만계정(업계 추정), 교원 55만5000계정이다. 

SK매직과 LG는 대기업이 렌털업계에 진출한 사례로, 웅진의 인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체는 그룹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쿠쿠도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웅진이 인수하기 어려운 규모를 확보했다. 교원의 경우 최근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삼성 제품 렌털을 개시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책임질 사업부로 평가받는다.

청호의 경우 올해 초 매물로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석호 청호 대표이사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입을 열어 매각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호가 웅진의 플랜B로 점쳐지는 시선이 많지만, 업계 전통적인 강자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웅진이 코웨이 인수를 실패할 경우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웅진 관계자는 “플랜B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둔 상황이지만, 우선적으로 코웨이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플랜B에 대해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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