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이 12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오른쪽)과 담당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3개월 만에 경영활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 회장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레이저 헤드램프와 투명 플렉시블 OLED 등 미래 신기술들을 둘러봤다. 구 회장이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6월 초 취임 후 3개월만에 처음이다. 

구 회장은 이날 현장방문에서 “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계속 더 높아질 것”이라며 “LG의 미래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한 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셨듯이 저 또한 우선 순위를 높게 두고 챙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만큼 앞으로 대외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과 함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한다.

구 회장이 정상회담에 참석하게 된다면 LG그룹의 회장으로서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는 첫 자리가 된다. 앞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고(故) 구본무 회장이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초반부터 계열분리와 상속세 납부 등 큰 과제를 떠안게 됐다. 우선 그동안 대외활동을 대행했던 구본준 부회장이 올 연말 이후 퇴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롭게 경영 구상을 하는 과정에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경우 앞으로 구상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계열사를 떼어내 독립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경영자로서 적지 않은 나이인 점을 감안한다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계열사를 떼어내 나가는 것 외에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LG 지주사의 지분을 처분해 독립된 회사를 차리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우호 주주로서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LG는 구본무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11.2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어 구 부회장이 7.72%로 2대 주주, 구 회장이 6.24%로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 전 회장의 보유 지분 1946만주를 현재 주가로 계산해보면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내법에서는 상속 가치가 50억원이 넘을 경우 최대주주는 최고세율 50%에 최대 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까지 더해 최고 65%의 실효세율을 내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이 상속세로 납부해야 할 금액은 최대 9300억원에 이른다. 

현재 구 회장 등 특수관계인 32명이 보유한 LG 지분은 46.68%로 구 회장이 최대 주주에 오르기만 한다면 추가 지분 확보에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구 상무가 아버지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고 분할 납부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비상장 물류 계열사인 판토스의 지분 7.5%를 팔아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경우 판토스의 지분을 모두 매각해도 1500억원에 불과해 상속세 자금으로는 역부족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