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항공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았지만, 잇따른 악재로 근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체 노선의 약 25%를 차지하는 일본은 자연재해가 계속되면서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더욱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여행객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 2개 업체와 저비용항공사(LCC) 6개 업체는 태풍 '제비'와 삿포로 지진 여파로 약 1000편에 달하는 일본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태풍과 지진 피해로 결항된 업체별 항공편 규모는 △대한항공 160편 △아시아나항공 114편 △제주항공 128편 △진에어 120편 △티웨이항공 190편 △에어부산 122편 △이스타항공 58편 △에어서울 27편이다.

태풍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오사카 간사이공항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전면 폐쇄됐다. 일부 항공사는 공항 터미널 시설 복구가 진행되면서 부분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사카 노선의 운항 차질로 인한 피해는 가중될 전망이다.

일본은 거리가 비교적 가깝고 볼거리가 풍부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힌다. 올 상반기까지 일본을 오고 간 여객수는 누적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제선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항공업계는 3분기 추석 연휴에 힘입어 여객 수요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예기치 못한 일본의 자연재해로 특수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일본 기상청은 또 다른 강진과 가을 장마를 예고하고 있어 돌발 변수에 의한 운항 차질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

메르스도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지난 8일 쿠웨이트로 출장을 다녀온 60대 남성 A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과거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지 5일째에 접어든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고 있지 않다. 하지만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가 14일인 만큼, 보건당국은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A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외국인 30명과 내국인 1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2015년 당시 186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고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는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특히 항공업계의 피해가 컸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탑승한다는 항공기 특성상 세균 전파가 매우 용이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진 탓이다.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되자 탑승권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FSC는 하루 평균 5000건, LCC도 1000건씩 항공 예약이 취소됐다.

항공사들은 방역 강도를 높이고 기내 공기 순환 시스템을 활용해 전염 물질을 완벽하게 멸균시킨다고 강조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항공수요 감소 여파로 업체들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노선인 일본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부분적으로 운항을 재개하지만, 향후 상황을 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메르스 사태가 재현되지 않기 위해 철저한 방역은 물론,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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