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의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리시 찬드라 제품 담당 메니저가 '구글 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글로벌 ICT 강자인 구글이 '구글 홈'을 통해 출사표를 던진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포털사업자들도 잇단 신제품을 출시하는 가운데 구글이 한국 AI 스피커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점유율 2위 AI 스피커 '구글 홈' 11일 국내 출격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AI 스피커 '구글 홈'을 11일 정식 공개한다. 구글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구글 홈은 2016년 미국에서 출시됐으며, 출시 2년만에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지난해 9월 한국어 지원을 시작하면서 AI 스피커의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 해왔다. 올해 4월에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의 전파인증을 받았다.

구글 홈은 음성명령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도 대다수 사용하고 있는 유튜브, 지메일 등과 연계된다. 또 스피커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각종 사물인터넷(IoT)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구글은 오는 11일 미디어행사를 연 뒤 18일 국내에 구글 홈을 정식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홈 판매가 개시되면 외산 AI 스피커로서는 첫 국내 시장 정식 출시다. 

◆기존 이통사·포털사업자는 '라인업' 강화로 고객 선택 폭 넓혀  

구글 홈이 국내 출시를 앞둔 데다 기존 사업자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AI 스피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달 중순 AI 스피커 '기가지니 버디'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SK텔레콤은 앞서 7월 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누구 캔들'을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이날 신규 스피커 모델 '프렌즈+(플러스) 미니' 3종을 내놓았다. 카카오도 같은 날 카카오미니의 후속 카카오미니C의 정식 판매에 돌입했다. 네이버도 지난달 도라에몽 캐릭터를 접목한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 홈이 어떤 '킬러 콘텐츠'를 탑재했는지가 시장에서 승패를 좌우할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들의 AI 스피커 라인업이 확대되며 이용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는 데다 가격 진입 장벽까지 낮아진 만큼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SK브로드밴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IPTV 'B tv와 기가인터넷 동시 신규가입 후 개통 완료 한 고객, B tv 프라임 신규가입 후 개통 완료를 한 인터넷 기존 고객 등에 최신 AI 스피커 누구 캔들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딜라이브도 250여개 채널의 HD방송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플러스 HD방송과 딜라이브 플러스 OTT박스, 초고속 인터넷 광랜을 묶은 '딜라이브 스페셜Ⅱ'에 신규 가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카카오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증정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U+인터넷 가입고객 중 U+tv에 신규 가입하거나, U+홈IoT 패키지 상품 5종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 또는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88 요금제'를 사용하는 모바일 고객에게 1년 약정으로 프렌즈+ 미니를 무료 증정한다. AI 스피커가 '주'가 아닌 '부'가 된 점도 AI 스피커 보급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계에서 결합상품 고객 대상 AI 스피커를 무료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을 지속하며 가구당 AI 스피커가 2곳인 경우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AI 스피커만을 위한 구매를 하는 고객들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고, 또 구글 홈이 과거 어떤 AI 스피커들 보다 매력적인 기능과 콘텐츠를 연동하고 있는지가 고객 유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최근 펴낸 '2018 상반기 미디어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AI 스피커 보급량은 총 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AI 스피커 국내 보급량은 100만대 안팎으로 추산되며, 이에 비춰보면 올해는 약 3배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이어 '삼성전자'도 후발주자로...화웨이도 시장 노려  

여기에 삼성전자와 화웨이도 AI 스피커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기존 사업자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8' 행사에서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전격 공개했다. 갤럭시 홈의 높이는 20㎝가량으로 항아리형 몸체에 다리가 세개 달린 모양을 갖췄다. 진화한 빅스비를 탑재했으며 하만의 스피커를 통해 풍부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빅스비 호출을 통해 가전제품의 제어도 할 수 있다. 

다만 갤럭시 홈의 정식 출시일, 가격 등에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갤럭시 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삼성에 이어 화웨이도 이달 초 AI 스피커 '큐브'를 통한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아마존 AI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화웨이 AI 큐브는 기존 알렉사 기반 AI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음성 명령을 통해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 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성비를 내세워 제품 판매를 유도하고 고객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IT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전 세계 AI 스피커 수는 지난해보다 2.5배 늘어난 1억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연내 한국 AI 스피커 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3% 수준, 5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개별 국가 기준 AI 스피커 보급율은 미국(64%)과 중국(10%), 영국(8%), 독일(6%)에 이어 한국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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