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맥어웬 코넬대학교 교수(왼쪽) <사진제공=허블>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영화 ‘앤트맨’에서는 나노(10억분의 1) 크기로 작아져 갖가지 임무를 수행해 내는 영웅이 등장한다. 이러한 나노 기술은 현실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소재로 SF(공상과학)소설을 쓴 과학자가 있다.

소설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 작가 폴 맥어웬은 코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노 단위 과학을 연구하는 코넬대 카블리 연구소, 코넬대 재료 연구 센터, 원자력 및 고체 물리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그가 탄소 기반 전자학 연구에 대한 공헌으로 노벨 물리학상 유력 후보에 꼽히고 있는 과학자라는 사실을 안 시점에서는 ‘이거 실화임?’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아무리 특이한 이력을 가지면 뭐하겠는가. 책이 흥미롭고 잘 읽혀야 장땡이다. 이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소재와 내용면에서 일단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소설은 노벨상 수상자이자 곰팡이 연구로 명망 높은 노교수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자살로 보였지만 부검 결과 그의 뱃속에서 마이크로 크롤러 로봇 4마리가 발견된다.

작가는 나노 기술 뿐 아니라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진행했던 세균무기 개발 프로젝트 ‘731부대’를 주요 소재로 함께 끌어들였다. 책에서 일본은 종전 후에도 우즈마키(‘소용돌이’의 일본어)란 이름으로 병기 개발을 이어왔고, 노교수 유언에 따라 테러공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소설 속에 이런 구절이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의료기 회사는 환자 신체 내부에 마이크로 크롤러 로봇을 넣어 외과 의사 원격 조종을 통해 절개하거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종양을 절제하거나 막힌 혈관을 뚫어내는 용도로 사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강하게 구애해 오는 쪽은 군수 사업체입니다. 초소형 로봇은 전쟁에서 다음 세대 최첨단 무기가 될 테니까요. 작은 스파이, 초소형 암살자, 이를테면….” (책 108~109쪽)

폴 맥어웬은 과학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전하면서도 동시에 인류 종말을 막는 것 또한 인간 선의라는 낙관적 세계관으로 이 소설을 마무리한다. 이는 과학자로서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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