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증권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에 투자은행(IB) 부문에 차질을 빗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미래에셋대우증권이 활발한 투자은행(IB)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꽉 막힌 기조가 향후 움직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5조6189억원의 해외주식자산을 보유하고, 10개국에 현지법인 11개와 사무소 3개를 보유하는 등 활발한 해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올해 인도네시아 대형은행인 BTN의 2조 루피아(약 1500억원)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업무를 주관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국내 IB시장에서는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대우는 IB 수수료수익으로 5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66억원보다 1.4% 가량 줄어든 수치다.

미래에셋이 국내 IB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IB사업 관련 허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 초대형IB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미래에셋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만기 1년 이내 어음의 발행·할인·매매·중개 등 단기금융 업무를 허용했다.

5개 증권사는 일제히 인가신청을 냈고 한투증권이 지난해 11월 처음 시장에 발을 들인 후 NH투자증권이 올해 7월 진입에 성공했다.

한투증권은 6월말 기준 2조7364억원 발행어음 잔액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또 NH투자증권은 7월말 기준 8000억원이 넘는 발행어음을 판매했다. 증권가는 올해 두 증권사 발행어음 잔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이처럼 매력적인 단기금융업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미래에셋그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며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이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 등 임대관리 수익을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에 몰아줬다는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만약 '내부거래' 판정이 나오면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을 수 없기에 현재 미래에셋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두 사업체에 대한 운영을 비금융계열사에 맡기려고 외부공모까지 했으나 운용하겠다는 회사가 없어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에 넘긴 것"이라며 "내부거래라고 보기 힘든 정황이 많지만, 지금으로선 이 조사 때문에 발행어음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결론이라도 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미래에셋은 종합투자계좌(IMA)로 시선을 던졌다. IMA는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계좌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인 증권사만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이사회에서 우선주 1억3084만2000주를 신주발행해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미래에셋의 자기자본은 올해 말 8조2820억원 가량의 자기자본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단기금융업 인가 없이 IMA로 뛰어든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애초에 초대형IB 육성을 기획한 것이 자본규모에 따라 사업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또 미래에셋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리스크도 안고 있다. 미래에셋은 투자 회사 특성상 지주회사 체제는 경쟁력이 없어 전환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에 맞춰 자본적정성 비율을 시뮬레이션해보니 미래에셋은 7개 대상 그룹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151%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34%를 소유한 최대주주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 등 19개 항목으로 지배구조를 평가한다.

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를 그룹 위험관리 정책 수립과 건전성 관리 등을 수행할 대표회사로 선정했다.

여기에 금감원이 부활시킨 금융회사 종합검사 대상 7개 사 가운데 미래에셋이 포함시켰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재무건전성 등을 검사할 예정 인만큼 미래에셋의 압박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경우는 2분기에 전체 IB 순영업수익으로 1000억원을 넘기는 등 IB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IB사업 부문인 발행어음과 IMA가 막혀있으니 사업 확장의 길이 막힌 셈"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를 강조하는 당국 입장에서 내부거래와 지배구조 문제가 얽힌 미래에셋은 미운털이 박혀 있는 만큼 신사업 진출 제한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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