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망 중립성’ 어떻게 되나…찬반양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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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망 중립성’ 어떻게 되나…찬반양론 팽팽
“정보 평등 접근권 없어지면 제2의 아마존·애플 등장 못 해”
“인터넷 환경 따라 진화하는 ‘도구’ 개념으로 보는 것 맞아”
  • 김은지 기자
  • 승인 2018.09.0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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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팔콘 미국 전자프론티어재단(EFF) 법률자문 변호사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G 시대의 망 중립성 어디로 가고 있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다가올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국내 망 중립성의 향방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망 중립성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망 중립성을 완화할 시 아마존, 애플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를 배출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라지(Garage) 스타트업, 이른바 '차고'에서 시작된 이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인터넷의 개방성'이 보장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망 중립성을 완화하면 방탕소년단 등 글로벌 스타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반면 5G 시대에 시장 변화를 감안, 산업별 속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네트워크 가격 책정을 통한 '투자의 선순환'을 실현한다는 '네트워크 역할에 대한 재인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5G 시대의 망 중립성 어디로 가고 있는가'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망 중립성 유지와 완화를 둘러싸고 찬반 양측이 팽팽한 이견을 보였다.

발제자로 참석한 미국시민단체 전자프론티어재단(EFF) 법률자문 에르네스토 팔콘 변호사는 "미국이 5G 시대를 맞아 최근 망 중립성을 폐기했으나 이 결정을 유지해 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팔콘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전역에서 망 중립성 원칙이 폐기됐으나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이같은 결정을 번복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거세다. 미 연방의회에서도 FCC의 결정을 번복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수십개 미국 주(states)도 주차원의 망 중립성 인정 법을 통과시키며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아마존과 애플은 거라지(차고)에 회사를 차리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며 "연방 정부의 조치 중 망 중립성 폐기를 두고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는데, 1000개 이상 소기업들이 기존 업체들을 상대로 경쟁할 수 없다며 망 중립성 폐기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이돌그룹 방탄 소년단의 신곡 아이돌(IDOL) 뮤직비디오가 공개 24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 수 5626만 건을 돌파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는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으로, 방탄소년단의 이같은 인기에도 바로 '망 중립성'이 기인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탄생 목적 자체가 전 인류를 연결한다는 소기의 목적과 아울러 각국의 문화와 지식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팔콘은 "미국은 아직 구리케이블에 의존하면서 차세대 서비스를 출시할 하드웨어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지 않지만 한국은 이미 광케이블을 구축함으로서 가상현실(VR) 등 네트워크적 용량이 있다"며 "네트워크 접속 비용이 지나치게 높으면 그런 인프라를 갖추더라도 차세대 서비스 출시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망 중립성 원칙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연합뉴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박경신 고려대학교 교수도 5G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통신사들이 5G 시대를 앞두고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회선별 다른 가격을 매겨 가격 차를 둘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콘텐츠 제작사(CP)로 부터 더욱 많은 접속료를 받을 수 있으며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으로 한 개인 5G 네트워크를 여러 개의 네트워크로 만든 뒤 각기 다른 접속료를 책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망 중립성 완화를 통한 차별중계로 안정적인 IT 혁신이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 카카오톡의 무료 모바일 인터넷전화인 '보이스톡'의 통화 품질을 두고 2012년 논란이 생긴 바 있다. 당시 통신사들은 카카오 보이스톡이 통신사 음성통화 매출을 뺐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보이스톡의 통화 품질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외에도 박 교수는 통신사의 자사 제로레이팅이 비계열사 CP를 고사시킬 수 있다면서 "자사 제로레이팅은 소비자 후생 증진 효과와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오지만 통신사와 제휴하지 않은 독립 CP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참석한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앞서 개진된 의견들과는 반대의 관점을 보였다. 

그는 "네이버·카카오 등 CP는 ISP(인터넷 제공자)의 대체제가 되는 서비스 등을 통한 영영 확대를 시도함으로써 ISP 서비스의 대체와 경쟁 구조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무조건 적인 망 중립성보다는 5G 서비스 성장을 위해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에 부합하는 망 중립성 정책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모든 트래픽이 동일하게 처리돼야 하며 트래픽에 우선순위를 두면 안 된다는 과거의 망 중립성과 달리, 현재 망 중립성은 고정된 목적 개념이 아닌 인터넷 환경에 따라 진화하는 '도구'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망 중립성은 다른 말로 '인터넷상의 정보 평등 접근권'으로 불리며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데이터의 내용에 따라 속도, 망 이용료를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전기나 수도와 같은 공공재로 간주하고 네트워크 사업자가 웹 콘텐츠를 함부로 차단 혹은 감속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6월 미국 전역에서 망 중립성 의무가 공식적으로 사라지면서 통신 사업자들이 자사 이윤 추구를 위한 서비스 제한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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