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서울 본사<사진제공=웅진그룹>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전에 군불을 때고 있다. 코웨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관심조차 없다는 표정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초 렌털사업부를 새로 출범시킨 웅진은 코웨이 인수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웅진렌탈’ 론칭 발표 시점부터 코웨이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웅진의 코웨이 인수는 자금 조달 문제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웅진은 지난 2012년 9월 극동건설을 인수하는 등 무리한 사업영역 확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듬해에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모펀드 MBK에 렌털사업부 코웨이 지분 30.9%(주당 5만원·1조2000억원)를 매각했다. 

MBK는 웅진에 ‘겸업금지 5년 조항’을 제시했고, 웅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올해 2월 웅진은 겸업금지 조항이 끝나면서 웅진렌탈을 출범했다.

당초 코웨이에 눈길을 주지 않았던 웅진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은 웅진은 스틱을 재무적 투자자로 받아들여 자금조달 계획까지 공개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달 31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1690억5000만원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목적은 코웨이 인수 자금 확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새로 발행될 주식은 보통주 4200만주다. 웅진그룹의 지주사 주식회사 웅진은 이번 유상증자에 400억원을 출자하고 초과 청약도 실시한다. 웅진은 약 5000억원의 자금을 모으고, 스틱이 마련할 수 있는 1조원을 바탕으로 코웨이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작 코웨이 대주주인 MBK가 지분을 매각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 조달 가능한 규모는 MBK가 원하는 금액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MBK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27.17%)의 가치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9만1400원)으로 1조830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인수금액은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웅진이 현재 확보한 1조5000억원에서 1조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웅진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 컨소시엄 구성, 유상증자 차입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펀딩으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MBK측은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MBK 관계자는 “코웨이를 웅진에 매각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매각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MBK는 지난해 4월부터 두 번의 자본재조정(리캡)을 거쳐 투자원금을 회수했고, 지분 4.38%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팔아 3700억원의 차익도 실현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웅진과 MBK가 타협해야 코웨이의 앞날이 정해지는 상황”이라며 “웅진이 인수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매각 금액을 두고 수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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