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 ·4세가 과거 1·2세 영광을 이어나가기 위해 미래먹거리 발굴과 투명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재계 3~4세로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들이 창업주 세대 영광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1~2세가 기업을 일으켜 세계적 반열에 올려놨다면 이들은 ‘신성장동력 발굴’과 ‘투명성 강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31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3년 내로 지주사 전환을 안 하거나 못하면 앞으로도 영원히 못 하는 것”이라며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감 몰아주기는 단순히 총수일가의 편법적 재산 증식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공정위는 이 문제를 근절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당국의 재벌개혁 의지가 재확인된 셈이다.

과거 창업주 세대인 재계 1~2세는 맨땅에 세운 회사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 국가 경제 성장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물려받은 지분으로 지위를 차지한 3~4세는 지배구조 개편 등 투명성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로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삼성그룹은 최근 발표한 투자계획 금액 180조원 중 25조원을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투입한다. 주력인 반도체는 4대 성장사업 신규 수요 증가에 대비해 평택캠퍼스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까지 가는 길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며 더욱 험난해졌다. 개정안에는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최소 지분율을 현행보다 10%포인트 상향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지주사로 전환할 때 필요한 삼성전자 지분은 현행 20%보다 10% 늘어난 30%가 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300조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볼 때 삼성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무려 30조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미래 먹거리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현대차는 의자 형태 관절 보조 로봇 ‘체어리스 체어’를 연내 생산 현장에 시험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과 함께 개발 중인 이 로봇은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이 많은 노동자들이 업무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치·커넥티드 카), 로봇·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을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 부회장의 역할론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앞서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된 이후 새 개편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SK그룹은 차세대 융복합 사업 모델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체인지(DeepChange)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SK는 향후 3년 동안 반도체를 비롯해 △소재 △에너지 신사업 △헬스케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등 5대 중점 육성 분야 등에 8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 역시 최근 장애인과 노약자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을 공개하는 등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로봇과 AI 등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올 초 열린 CES 2018에서는 서빙 로봇, 포터 로봇, 쇼핑 카트 로봇 등 새로운 로봇 콘셉트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실리콘밸리에 이어 지난달 토론토에도 AI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이커머스’를 꼽은 SK그룹은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으로 오는 2020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대한민국 최고의 이커머스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향후 5년간 약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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