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왼쪽)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중은행 가운데 소비자보호가 가장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박종복 행장(오른쪽) 연임 이후 실적마저 하락하며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제공=SC제일은행>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SC제일은행이 악화된 실적 성적표에 소비자보호까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며 도태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17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서 제일은행은 13개 은행 가운데 유일한 '미흡' 평가를 받았다. 미흡은 요구수준을 미이행 또는 형식적으로 이행한 경우 매기는 등급이다.

SC제일은행이 미흡평가를 받은 부분은 비계량부문인 민원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영이다. 이 부문은 △효율적인 민원관리시스템 구축 여부 △민원업무 관련 규정 및 매뉴얼 마련 여부 △민원관리시스템 운영의 적정성 △민원으로 제도개선 시스템 구축 여부 등을 세부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SC제일은행은 이외에도 △소비자보호조직 및 제도 △상품개발과정 소비자보호체계 구축 및 운영 △상품만매과정의 소비자보호체계 구축 및 운영 △소비자정보 공시 부문에서 '보통' 등급을 획득했다. '보통'은 요구수준을 이행했을 경우 부여된다. 은행업권별 '보통' 등급이 떨어진 수는 1.8회에 불과하다. SC제일은행은 평균을 훌쩍 상회한 셈이다.

SC제일은행의 소비자보호 미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C제일은행은 2015년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서 10개 항목 가운에 '보통' 등급 5건을 기록했다. 2016년에도 '보통' 등급 5건을 획득했다. 이는 당시에도 은행권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표였다.

금감원은 평가 항목 가운데 '미흡' 등급이 나온 SC제일은행에 대해서는 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이행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평가 결과를 통보하고 홈페이지에 이를 공시한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 관계자는 "은행은 대체적으로 자본력을 이용해 VOC시스템 등 잘 갖춰놓았지만, SC제일은행은 시스템 운영상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75억원 줄어든 14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비중으로는 26%가 감소했다. 또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0%포인트, 2.22%포인트 하락한 0.45%, 6.18%로 집계됐다. 전체적인 수치가 모두 감소한 것이다.

이번 실적 감소의 원인은 일반관리비용 증가와 파생상품 관련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출채권·수취채권 충당금 환입액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분기별로 봐도 SC제일은행의 실적 하락세는 뚜렷하다. SC제일은행은 1분기 8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5억원 떨어진 수치다. 2분기에는 더 떨어졌다. SC제일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익은 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330억원(35.6%) 줄어든 규모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실적 하락은 박종복 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시기와 겹쳤다.

SC제일은행의 순익 감소가 주목받는 이유는 2014년에 적자를 기록하고도 거액을 본사로 배당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2014년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1500억원을 본사로 배당했다. 이에 당국의 경영유의조치를 받았다.

SC제일은행은 3월말 기준, 상반기 순이익 대비 터키 익스포저 비중으로 30.4%를 기록했다. 이는 하나은행(3.6%), 우리은행(2.8%), 신한은행(1.7%) 등 다른 은행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뿐만아니다. SC제일은행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민금융상품 '새희망홀씨' 공급계획에서도 낙제점은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희망홀씨' 공급계획 50% 이상을 달성한 은행은 전북(136.4%), 기업(68.3%), 씨티(63.4%), 제주(61.0%), 우리(57.2%), KEB하나(53.2%), 부산(52.9%), 신한(52.8%), 국민(51.6%) 등 9개다. SC제일은행의 이름은 빠져있다.

소비자보호 실태가 악화됨과 동시에 실적감소까지 마주한 SC제일은행이 향후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2017년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제일은행은 자금을 투자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전 부분에 걸쳐 양호한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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