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 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1만338건으로 2016년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에 육박한다. <사진=pixabay>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중앙새마을금고에 고객 권모(54)씨가 찾아왔다. 권씨는 새마을금고 직원에게 통장이 도용됐다며 현금 1630만원을 인출해달라고 했다. 이를 본 직원은 권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은 게 아닌지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막았다. 권씨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매달 30만원씩 지원받은 돈을 꼬박꼬박 저축한 돈을 지킬 수 있었다.

최근 은행이나 상호금융 직원들이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울산 동구 신한은행 전하지점 직원은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불과 몇 분 전에 다른 지점에서 2차례에 걸쳐 1000만원은 인출한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전하지점에 와서 560만원을 추가로 찾으려 하자 직원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해 동료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는 인출에 필요한 전산 작업을 하는 척하며 시간을 끌어 경찰 검거를 도왔다.

신협에도 기지를 발휘한 직원이 있었다. 지난달 8월 17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신협 지점에 고객이 찾아와 “내용을 모르는 돈 470만원이 들어왔다”고 상담을 요청했다. 직원은 고객이 보이스피싱 사기에 속아 대포통장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고객에게 계좌 지급정지 신청을 하도록 안내해 고객 피해를 막았다.

직원들이 각종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각 금융기관에서 예방교육을 철저히 실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응 전국 순회교육을 실시한다. 신입직원은 연수에서부터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과정을 이수해 심도 있는 교육을 받는다. 또한 대포통장사건이 발생한 지역들은 특별교육도 실시한다. 사기를 예방한 직원에게는 표창 및 포상금을 지급해 적극적인 보이스피싱 방지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5년부터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1년 이상 자동화기기 장기 미사용 계좌의 현금 인출한도 대폭 축소해 자동화기기인출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적극 나섰다.

신협중앙회는 2016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팀을 신설하고 금융사기 전담인력 3명을 배치해 전국 신협 전산망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올해 상반기 동안 약 6억1000만원의 금융사기를 예방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는 창구에서 고액현금인출 시 유의문구를 안내하고 서명을 받는 문진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영업점 창구직원의 문진 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금융소비자보호팀, 수사기관과 공조해 사기범을 직접 검거해 금융사기 피해를 막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창구에서 고객의 현금을 인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사기 피해예방 문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진제도는 보이스피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8명으로 구성된 금융사기 모니터링 전담팀에서 즉시 지급정지 조치한다. 이어 관할 수사기관과 협조해 현장에서 즉시 검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매월 셋째 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금융사고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업무 시작 전 모니터를 켜면 금융사고예방과 관련된 만화를 시청한 뒤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객장 TV에도 보이스피싱 사례가 담긴 영상을 종종 틀어놓아 직원들뿐만 아니라 고객도 보이스피싱에 유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청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4년 이후 보이스피싱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만7040건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던 보이스피싱 범죄가 2017년 2만5259건으로 7000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1만338건으로 피해금액은 1796억원을 넘었다. 이미 2016년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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