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통합 계좌 조회 서비스 '내 계좌 한눈에'(어카운트인포) 모바일 앱은 앱스토어 평점 5점 만점에 2.0점을 기록했다. 사진은 어카운트인포 앱 실행 화면. <사진=pixabay, 앱스토어>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든 금융권의 휴면·장기(3년 이상) 미청구 금융재산은 지난해 말 기준 11조8000억원에 달했다. ‘그 중 내 돈도 포함돼 있겠지’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았다. 귀찮음이 앞선 탓이다.

그러던 중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어카운트인포(내 계좌 한눈에)’ 서비스에 눈길이 갔다. 이는 금감원이 추진한 사업으로, 은행·저축은행·보험·대출계좌·카드발급 정보 등을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홈페이지보다는 모바일 앱이 사용하기 쉬울 것 같아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어카운트인포를 검색했다. 평점이 5점 만점에 2.0점으로 매우 낮았다. “별 한 개도 아깝다”는 혹평도 보였다. 비슷한 기능이 담긴 민간기업이 만든 앱을 써볼까 하다가 ‘얼마나 불편하기에 저렇게 말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에 앱을 내려 받았다.

어카운트인포 모바일 앱 화면.

불편함은 앱을 켜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떴다.

“스마트폰 내에 유효한 인증서가 없습니다. 하단의 인증서 가져오기 버튼을 클릭하여 인증서 가져오기를 진행해 주세요.”

이미 시중은행 모바일 앱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유효한 인증서가 없다’고 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우선 안내된 대로 ‘인증서 가져오기’ 버튼을 눌렀다. 인증서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PC를 사용해야만 했다. 더 편하게 이용하고자 모바일 앱을 다운받은 의미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번 귀찮음을 겪고 나면 다음부터 편할 거란 생각에 시키는 대로 PC에서 포털 사이트를 켜고 ‘스마트예스사인’을 검색했다.

스마트예스사인을 검색했는데 금융결제원 홈페이지가 나왔다. 클릭해 들어가도 어디서 ‘인증서 가져오기’를 해야 하는지 찾을 수 없었다. 한참동안 사이트를 둘러봤지만 결국 못 찾아 앱에 나와 있는 인터넷주소(URL)를 일일이 타이핑해서 스마트예스사인에 접속을 시도했다.

그런데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창만 실행될 뿐 공인인증서를 가져올 수 있을 만한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보안 프로그램을 저장해서 실행해 봐도 똑같았다. 여러 번 반복해봤지만 실패했다.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용하던 ‘크롬’ 웹브라우저를 닫고,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 스마트예스사인 URL을 쳐봤다. 그제야 인증서를 내보낼 수 있는 창이 검색됐다. 크롬에선 안 되고 IE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항에 대한 안내조차 없었다.

2017년 7월~2018년 7월 국내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출처=스탯카운터>

해외 웹 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지난 1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쓴 데스크톱 브라우저는 크롬(56.02%)이었다. IE는 34.21%로, 크롬 사용자가 IE보다 1.6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여전히 금융결제원은 IE에서만 공인인증서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은 “현재는 IE에서만 공인인증서 가져오기가 가능하다”며 “다른 웹브라우저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예정 중에 있지만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까지 끝내고 난 후부터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오래도록 쓰지 않은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해지할 수 있고, 내가 가입한 보험·카드 등을 간편히 볼 수 있어 편리했다. 하지만 공인인증서를 PC에서 가져와야 하고,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할 수 있는데다 에 대한 안내 문구조차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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