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세단에 강한 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치량(SUV) 시장에서도 만만찮은 내공을 과시하고 있다. 단종을 앞둔 대형 SUV '맥스쿠르즈'를 제외한 전 라인업을 신형으로 꾸리며 '분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첫 출시된 소형 SUV '코나'는 일년 만에 시장을 평정했고, 올 초 선보인 중형 SUV '싼타페'의 4세대 모델은 5개월 연속 국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수소차 '넥쏘'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SUV 명가로 거듭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현대차는 최근 준중형 SUV '투싼'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투입시켰다.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4000대에 육박하는 예약고를 올렸다니,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번에 출시된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상품성 강화 모델에 가깝다.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모델보다 다소 화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투싼 페이스리프트가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홈투카 서비스'가 현대차 최초로 적용됐고, 지난달 국내 출시된 '안드로이드 오토'도 탑재됐다. 단순히 달리는 '자동차'의 영역을 넘어 커넥티비티 기반 멀티미디어 기술의 '집합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는 투싼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며 이 같은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7일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홈투카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오토의 기술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현대차의 홈투카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 뿐 아니라 인공지능 스피커(SKT 누구, KT 기가지니)를 사용해 음성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니야"라고 말한 뒤 "투싼 시동 켜줘, 온도는 24도, 비상등 켜줘" 등을 말하면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음성을 인식하고 명령을 전달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10~15초에 불과하다.

USB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안드로이드 오토가 활성화된다. 스티어링 휠의 음성인식 버튼이나 디스플레이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는 방법도 있다. 주행 중이더라도 몇 마디면 문자메세지 전송 등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다.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한층 진화한 커넥티비티 서비스로 무장한 동시에,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주행성능을 강화시켰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480mm, 1850mm, 1645mm다. 기존 모델보다 전장이 5mm 길어졌다. 축거(휠베이스)는 2670mm로,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탓에 외관은 대대적인 변신을 거치기보단, 기존 디자인을 계승하되 약간의 임팩트를 줬다.

전면부는 현대차 고유의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됐고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의 풀 LED 헤드램프가 사용됐다. 후면부는 볼륨감을 강조한 와이드한 리어범퍼와 스포티한 신규 디자인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돼 한층 안정된 이미지다. 이전 세대와의 차별점은 이정도로 볼 수 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수평적 레이아웃을 활용해 넓어보이는 공간을 연출했다. 스티어링 휠과 크래쉬 패드, 변속기 노브 등 주요 부위에는 가죽이 사용돼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8인치 내비게이션은 플로팅 타입으로 입체적인 느낌이 강하다.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는 연결돼 단차가 없다. 최근 자동차 트렌드로 부상한 심리스 디자인이다.

△디젤 2.0 △스마트스트림 D 1.6 △가솔린 1.6 터보 등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되는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밸런스(조화)'와 '다이내믹(역동성)'한 주행성능을 강조한다.

이날 시승차는 디젤 2.0 모델로,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신규 탑재됐다. 전륜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감과 우수한 전달 효율을 발휘할 뿐 아니라 저단 영역에서는 발진과 가속 성능이 향상된다. 고단 영역에서는 연비가 향상되고 정숙한 주행감을 실현한다. 또 현대차만의 진보된 전자식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인 에이치트랙(HTRAC)이 채택됐다.

디젤 2.0 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ps), 최대토크 41.0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시승 코스는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출발해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거쳐 양주 카페 '단궁'을 왕복하는 80km 구간이다.

시동을 켜니 디젤 특유의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카페 단궁을 빠져나가는 코스는 길이 좁고 코너가 급격한 와인딩 구간이었다. 주행 초반 오르막 구간에서 약간 힘이 달리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무난하게 구불구불한 구간은 탈출했다.

이어진 고속구간에서는 직관적인 움직임이 일품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딜레이되는 느낌없이 민첩하게 움직였다. 풍절음도 잘 차단됐다.

균형감 있게 잘 세팅된 서스펜션 덕분인지 노면 충격을 잘 걸러준다. 다이내믹 모드로 변환하고 달려봤다. 탄력적이고 스포티한 주행감이 만족스럽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4.8km/ℓ로, 공인 연비 14.4km/ℓ보다 살짝 높게 나왔다.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2가지 시스템으로 차량이나 보행자와의 충돌을 경고음으로 알려주고 필요시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량이 차로를 이탈할 경우 클러스터에 경고하고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피로나 부주의 운전패턴이 감지되면 휴식을 권하는 팝업 메시지와 경보음을 제공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를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또 △고속도로 주행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다양한 능동 안전 기술을 적용했다.

투싼 페이스리프트의 가격은 디젤 2.0 2430만~2847만원, 스마트스트림 D 1.6 2381만~2798만원, 1.6 가솔린 터보 2351만~2646만원, 얼티밋 에디션 2783만~296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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