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 재계약을 두고 NH농협은행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계좌 개설을 할 수 없게 된 고객들만 불편을 겪는 상황이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는 본인 확인이 된 이용자의 은행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같은 은행계좌 간 입출금만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빗썸과 농협은행이 쉽사리 협의 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이자수익 지급 여부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빗썸은 이용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법인계좌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아왔다.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17년 거둔 총 이자수익은 20억5269만원이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고객 돈에 대한 이자수익과 회사가 운영목적으로 갖고 있는 자금 계좌에 대한 이자수익을 합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총 이자수익 중 고객 돈에서 발생한 수익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자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연연해서 농협은행과 협상이 길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고객 돈을 이용자 예탁금으로 볼지, 교환 유보금으로 볼지 용어 정의를 가지고 이견이 있어 협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탁금으로 볼 경우 우리는 금융사가 아니라 수신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고객이 투자를 위해서 거래소를 통해 돈을 캐쉬로 바꾼 판매대금이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교환 유보금으로 정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 측도 “이자 지급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고객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보니 자금을 분리보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보관할 경우 오히려 보관료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이자는 따로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기업에 문제가 발생해도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별도의 계정 과목을 만들어서 분리보관하자는 건데 이 사안이 아직 협의가 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소 이슈가 많았고 과거에 해킹 사례가 있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보호를 위해서 더 안전한 방법을 제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빗썸과 농협은행이 서로 다른 이유를 대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 애꿎은 고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빗썸의 실명확인 계좌 신규 발급은 이달 1일부터 막혔다. 재계약 협상이 마무리 될 때까지 고객은 계좌 신규 발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실명확인 계좌 이용도 이달 말까지만 가능하다. 빗썸과 농협은행이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빗썸 관계자는 “이달 말쯤에는 협의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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