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넥쏘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정부가 현대자동차 '넥쏘' 출시 이후 확대된 수소전기차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보조금 규모를 대폭 늘렸지만 실판매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탓이다.

23일 정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수소차 보조금 규모는 이월분과 추가 예산분을 모두 합쳐 740여대다. 당초 편성된 240여대분의 3배 수준이다.

수소차 보조금은 올해 예산 35억원과 지난해 이월분 19억원을 포함해 약 5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처리된 추가경정예산 확보로 보조금이 112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이를 통해 500대가 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소차 1대당 국고보조금은 2250만원이다.

정부가 수소차 보급 확대 의지를 가지게 된 이유로는 현대차 넥쏘의 등장이 꼽힌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한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09km를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수소차로, 현존하는 가장 진화된 수소차로 평가 받는다.

넥쏘는 사전계약을 시작한 첫 날에만 733대의 예약고를 올렸고, 일주일 만에 계약 대수는 1000대를 돌파했다. 현재 기준 넥쏘의 누적 대기수요는 1500여대다. 그러나 폭발적 시장 반응과 달리 턱없이 부족한 보조금 탓에 구매 대기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넥쏘의 판매가격은 6890~7220만원으로, 일반인이 보조금 없이 구매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정부 보조금 225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000만~1250만원을 모두 지원받으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격대인 3390~3970만원 사이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보조금 규모를 늘리며 보급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분위기는 정부 지원책과를 다르다. 올 들어 7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넥쏘는 208대로 보조금 지급 가능 대수의 30%에도 못 미친다. 월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3월 11대 △4월 51대 △5월 62대 △6월 55대 △7월 29대다.

현재 확보된 보조금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서는 남은 5개월 동안 매월 100여대씩 팔아야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넥쏘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500여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넥쏘는 현대차 울산5공장에서 제작된다. 자동차 뼈대를 이루는 플랫폼은 제네시스 EQ900과 G80, G70, 현대차 투싼 등 타 차종과 함께 생산된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부품 조립은 별도의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일평균 생산 가능 대수는 5대 미만이다. 단순 계산으로 한 달 동안 만들 수 있는 넥쏘는 100여대 안팎이다.

이 물량을 고스란히 내수 시장에 푼다면 보조금 소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당장 이달 중 유럽 현지 판매를 시작하고, 10월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야 한다. 수출용 넥쏘를 챙겨놔야 하는 만큼, 내수 판매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르면 이달 중 넥쏘의 생산시설 설비와 보강을 완료하고 생산 가능 대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물량 대부분이 수출용으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수소차 보조금의 소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넥쏘의 높은 인기에 수소차 보조금 혜택을 강화했지만, 아직은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판매량이 많지 않다"며 "아직 시장 초기지만, 정부는 수소차 활성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현대차는 대량생산 체재를 구축해 나가고 있어 수소차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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