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 산하 DGB사회공헌재단에서는 2012년부터 교도소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천시 육군교도소 내 수용시설 전경.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최근 교도소 내부 온도가 35도에 달한다는 내용이 방송된 후, 교도소 에어컨 설치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이 거셌다. 설치를 반대한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범죄자의 인권’을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교도소를 지원하는 일은 찬반 논란이 거센 탓에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제소자들도 최소한의 인권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7년째 교도소를 지원하고 있는 금융권 기업이 있다. 바로 DGB금융그룹이다.

DGB금융그룹 산하 DGB사회공헌재단은 2012년부터 교도소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재단은 경북 북부제2교도소를 방문해 연간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경북 북부제2교도소는 ‘청송교도소’로 잘 알려진 곳이다.

2013년에는 이곳에 문화예술공연단을 초청해 가요와 춤, 색소폰 연주 등 이를 접하기 힘든 제소자들을 위한 공연을 펼쳤다. 그해 겨울에는 불우한 수용자를 위한 겨울 내의와 영치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청송교도소에 후원금 1000만원 및 교양도서 300권을 전했다.

2016~2017년에는 경북 안동교도소의 불우·모범 수용자들을 위해 1000만원과 도서, 냉장고, 생수 등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김천 소년교도소를 지원하고 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인 5월, 생수 1만병과 선풍기 95대를 전달했다. 20일에는 백숙용 닭, 컵라면, 팥빙수 등을 후원했다.

교도소는 타기관에 비해 복지나 후원으로부터 소외돼 있다. DGB금융은 교도소 사업을 지원해 수용자에 대한 적극적인 교화로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DGB금융그룹은 20일 김천 소년교도소 제소자들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컵라면, 팥빙수 등을 전달했다.

DGB금융이 처음에 교도소를 지원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DGB금융지주 사회공헌부 관계자는 “노숙인 쪽방촌 지원사업을 하러 갔다가 거기서 만난 노숙인이 본인 교도소 생활을 이야기해줬다”며 “1~2년 계속 듣다보니 그곳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도소를 지원하겠다고 하면 분명 좋지 않은 말이 나올 것 같아서 선뜻 접근 못했다”며 “그런데 교도소에 직접 가서 이야기 들어보니 그 안에도 불쌍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사회공헌부 관계자는 “우발범죄자들 같은 경우 교도소에 면회 오는 사람도, 영치금을 보내주는 사람도 없는 이들이 많다”며 “순간의 실수로 수십년을 교도소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 안에서도 기득권과 약자가 나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올해부터 지원을 시작한 김천 소년교도소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있다”며 “여름에 너무 덥고 혈기왕성한 시기라 그런지 서로 짜증내고 싸우는 일이 많아 교화하기 어려워한다”고 했다. 이번에는 소년원 아이들에게 뭐가 제일 먹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해서 삼계탕뿐만 아니라 컵라면, 팥빙수 등을 지원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교도소 출소 이후 사회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GB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응원하고 있다”며 “지방은행들이 당기순익 대비 사회공헌 많이 하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곳에 지원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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