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통채널 컨셉트를 따른 삐에로쑈핑과 다이소.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17일 점심께 코엑스 스타필드 삐에로쑈핑에 들어서자 현란한 광고문구 POP와 분류 없이 뒤섞여 있는 물품들이 보였다. ‘당신은 지금 이것을 사고 싶다’, ‘일본여행 가면 꼭 사오는 상품’, '캐리어 사재기' 등 문구가 시선을 끌어당겼다.

이어 눈에 잘 띄는 곳에 이로하스 복숭아맛물(2580원)이 ‘금방 품절 나요!’ 문구와 함께 박스 위에 아무렇게나 시크하게 얹혀 있다. 요즘 삐에로쑈핑에서 가장 화제인 제품이건만 이래도 되나 싶지만 다른 여러 제품들이 뒤섞여 있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가 주력 상품 대우다.

17일 삐에로쑈핑 매장에는 빈 바니구니 또는 맨손인 사람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사진=이지혜 기자>

◇삐에로쑈핑 “구경하기엔 좋지만 선뜻 사기 망설여져…”

평일 낮이지만 삐에로쑈핑 매장 곳곳에 다국적 남녀노소가 눈에 띄었다. 친구들끼리 함께 온 중·고등학생, 지난 주말 코엑스 전시관에서 개최된 할랄푸드 페스티벌에 참가자 태그를 건 외국인도 있고, 가족 단위로 함께 찾은 이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20~30대 남자들이 홀로 매장을 돌아보는 모습도 보였다.

지하1층과 지하2층으로 구성된 매장을 구석구석 훑으며 발견한 방문객들 공통점은 손에 장바구니를 들었던 그렇지 않던 뭔가 물건을 집은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간혹 집은 이들이 있다면 멜론 음료, 녹차맛 키캣, 아지노모토 식재료 등을 하나둘 들고 있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매대를 한동안 관찰했지만 물건을 다수 산 고객이 드물었다 <사진=이지혜 기자>

마지막으로 매대를 지켜보았다. 계산을 위해 꺼내놓는 물품들 역시 앞서 매장에서 봤던 현상과 다르지 않았다. 먹을 것 등을 한두 개 들고 나왔고,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그냥 나가는 이들도 다수였다.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유진형(가명·25세)씨는 “호기심에 와보고 싶었는데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해서 주중에 들렀다”며 “전에 일본 여행 때 맛있게 먹었던 간식들이 있어서 비싸지만 샀고, 다른 것은 딱히 손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여행을 가족과 함께 온 주부 김은실(가명·45세)씨는 “일본 식재료 코너 구색이 다양하고 백화점 대비 싸서 유명한 제품을 몇 가지 ‘득템’ 했다”며 “화장품·옷 코너는 브랜드 이름도 낯선데 가격이 싼 것도 아니어서, 선뜻 사기 어려운 아이템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17일 다이소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소비자 <사진=이지혜 기자>

◇다이소 “뭐든 1000~2000원이니까 부담없이 구매”

17일 밤 9시 다이소 북수원점에 들어서는 이들마다 우선 매장을 전반적으로 스캔하듯 훑어봤다. 자신이 구입하려는 물건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대형 마트처럼 각 카테고리별로 분류 표시가 눈에 잘 들어오고, 혹시 모르겠더라도 매장 직원이 곳곳에 있어 문의를 하면 어떻게 다 외우는지 척척 대답이 돌아왔다.

이 일대는 한일타운 등 대형 아파트단지와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는 올드타운이다. 매장 안에는 20~30대 1인가구,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온 아빠·엄마, 40~50대 주부와 30~50대 반바지를 입은 남자 등이 있었다.

구매하는 물건들을 살펴보니 간단히 족집게랑 화장솜을 집은 이들도 있지만, 수납함과 방향제, 쓰레기통 등 일상에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다이소 방문 목적은 분명하다. 취급하는 대부분 제품이 1000~3000원 사이여서 저렴한 생활용품을 사고자 할 때 이용하기 좋다. 가격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애초에 사려던 품목이 있으면 웬만하면 타협하고 담아가는 편이다. 

새로 이사를 했을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 큰 돈 들이지 않고 쓰는 소모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하기에도 좋다. 가성비 있는 제품들이 많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품목들을 총망라 해 필요한 물건을 쉽게 살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

다이소 매대 풍경 <사진=이지혜 기자>

한일타운에 거주한다는 박은주(여·38세)씨는 “화장솜, 물티슈 등 막 쓰는 일상품은 거의 여기서 싼 것으로 사고 있다”며 “바로 옆에 홈플러스도 있지만 주로 신선식품이랑 먹을거리 위주로 구매하고 생활용품만 구매할 때는 여기에 온다”고 이용 패턴을 밝혔다.

직장인 남은우(남·31세)씨는 “제품 내구성면에서는 좀 아쉬울 때가 있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감안하고 산다”며 “아이디어 제품이 많아서 부담 없이 샀다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 했다는 삐에로쑈핑과 일본 불황기에 등장해 가성비 제품으로 승승장구해 온 일본 다이소 모델을 국내에 도입한 한국 다이소가 유통 콘셉트 면에서 비교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1호점을 선보여 이제 2개월차를 맞이한 삐에로쑈핑은 화제가 되고 소비자가 재미있어 할 뿐 아니라 물건 구매로 이어지는 아이템 발굴이 시급해보인다. 다이소가 분명한 자기 콘셉트와 제품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여온 사례를 보면 더욱 그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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