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제공>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은행원이 줄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국내 4대 시중은행을 떠난 직원이 2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직원은 총 5만9591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6만1754명)보다 3.5%(2163명) 감소한 수치다.

직원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는 1만5350명에서 1만4607명으로 4.8%(743명) 줄었다.

신한은행은 1만4322명에서 1만3748명으로 4.0%(574명) 감소했다. 국민은행 역시 1만8159명에서 1만7634명으로 2.9%(525명), 하나은행도 1만3923명에서 1만3602명으로 2.3%(321명) 줄었다.

직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은행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전체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000억원) 늘었다.

은행들의 실적 증가는 늘어나는 대출에서 벌어들이는 이자 확대에 따른 결과다. 국내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원) 대비 9.4%(1조7000억원) 증가하며 20조원에 육박한다. 은행의 이자 부문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도 1.61%에서 1.67%로 0.06%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은행권 실적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은행들 직원 규모 축소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퇴직금을 많이 주면 10명이 퇴직할 때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눈치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하고 퇴직금을 올려주는 것도 적극적으로 하도록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금융당국 요구에 은행들도 발맞추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임직원 274명으로 대상으로 준정년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예정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400여명이 퇴직했고, 신한은행도 같은 달 700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는 희망퇴직 범위가 근속연수 15년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1000명 이상이 그만뒀다.

은행들이 부담해야 하는 희망퇴직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27~36개월 치 급여를 한꺼번에 주고 있는데 4대 시중은행 직원들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희망퇴직자 1인당 3억원 가량의 돈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희망퇴직자들 대부분 근속연수가 상당히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은행들이 과연 희망퇴직 비용을 부담하면서, 확보한 일자리를 곧바로 신규 채용으로 채울지가 관건이다.

한편, 은행권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계획 중이다. 4대 시중은행 하반기 채용 예상 인원은 2000여명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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