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씨티은행 서울지점. <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7번째 WM(자산관리)센터를 경기도 분당에 오픈했다. 영업점을 대규모 축소해온 것과 달리 ‘부자고객’을 위한 자산관리 센터는 늘리고 있는 셈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7~9월 기존 영업점 중 90곳을 한꺼번에 없앴다. 현재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지점은 44곳에 불과하다.

씨티은행의 영업점 축소에 대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열린 토론회에서 “점포수가 대폭 줄어들게 되면 소비자 불편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은행영업지점들이 통폐합하게 되면 은행들은 앞으로 VIP고객과 기업고객 위주로만 상대하게 되어 정말 금융의 손길이 필요한 소매금융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씨티은행 영업점은 줄어든 반면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WM센터는 늘었다. 서울·반포·청담·도곡·부산·대구센터에 이어 13일 오픈한 경기도 분당센터까지 합하면 현재 총 7개 WM센터가 영업 중이다.

씨티은행 WM센터는 최소 자산 5000만~10억원 이상 예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예치금에 따라 △씨티 프라이어리티(자산 5000만~2억원 예치) △씨티 골드(자산 2억~10억원 예치) △씨치 프라이빗 클라이언트(자산 10억원 이상 예치) 등으로 세분화해 맞춤형 자산관리를 해준다.

이 같은 씨티은행의 행보를 두고 “부자고객들만을 위한 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씨티은행 측은 “고객들의 금융거래 행동분석을 했을 때 97%가 비대면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씨티은행은 ‘WM 명가’라고 불릴 정도로 자산관리에 앞서 있다”며 “이 두 가지 점을 살려 디지털과 WM 중심으로 소비자금융 전략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축소에 따른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실제 은행에 찾아오는 것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담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며 “또한 씨티은행 모바일 앱을 사용하기 쉽고 간편하게 만들면서도 보안은 강화해 디지털 고객 편의를 늘렸다”고 덧붙였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씨티은행이 일반 영업점 줄이고 WM센터 늘리는 것은 도움 되는 부분은 늘리고 도움 안 되는 부분은 줄이자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자산이 있는 사람들 위주의 영업으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 국장은 “특히 외국계 은행들이 그런 경향이 짙다”며 “지점을 없애 건물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을 줄여야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은 2020년까지 WM 서비스에서 목표고객 50%, 투자자산규모 100% 및 수신고 3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신규 고객 80% 이상을 디지털 채널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 9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756억원보다 28.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5293억원에서 5333억원(0.8%)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

비이자이익 증가 배경으로는 투자 상품 판매수수료와 신탁보수 수익 증가 및 카드 지급 수수료 감소 등이 꼽힌다.

특히 개인·커머셜 금융 순비이자이익이 올해 상반기 146억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억6400만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디지털 채널과 WM 역량 강화 전략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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